삼성전자는 통신기술 특허 침해를 입증할 3번의 본안소송 중 2번을 눈앞에서 놓쳤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승리를 자신했던 삼성전자가 이번 독일 재판 결과에 크게 당혹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3월 2일로 정해진 다음 판결에서 애플의 침해 사실을 밝힐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다음달 17일에는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독일에서 제기한 슬라이드 투 언락(밀어서 잠금해제) 등의 사용자 환경(UI) 특허 관련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애플이 주장하는 슬라이드 투 언락의 경우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켤 때 화면 하단의 슬라이드 바를 옆으로 밀어서 잠금 상태를 푸는 기술을 말한다.
해당 특허는 이미 유럽 법원에서 무효라는 판결이 났고 범위가 넓어 특허소송에서 사용하기는 어려워 삼성전자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네덜란드 법원은 애플이 제기한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해당특허를 무효로 결론낸 바 있다.
아직 통신기술 1건에 대한 판결도 남아 있다.
특허 침해 주장 중 1건만 인정돼도 삼성전자는 승소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삼성전자는 후속 소송을 통해 애플이 독일에서 제품 판매를 못하도록 하고 막대한 배상금까지 받는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앞서 치러진 두번의 본안 소송에서 삼성전자의 통신 특허가 이미 소진됐다고 재판부가 평가했을 경우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의 통신 특허 관련 소송 진행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반박 근거로 활용할 수 있는 무기가 있다.
바로 애플과 퀄컴과의 계약서다.
만약 애플이 브릿지(중개자)를 통해 부품을 받는 등 퀄컴 직접 고객이 아니라는 점이 입증된다면 삼성전자의 승소 가능성은 높아진다.
삼성전자의 통신기술을 사용한다는 점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또한 패소하더라도 퀄컴과의 계약 관계를 입증하게 되면 항소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측에서도 앞서 두 번의 뜻하지 않은 결과로 인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것이라 예단하기는 어렵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무래도 앞선 두번의 결과로 법원의 판단을 미리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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