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하마드 목사는 ‘휘발유 가격이 인근 다른 주유소 보다 비싸다’고 불평을 했고, 박씨는 ‘그럼 다른 곳에 가서 휘발유를 사라’고 입씨름을 하는 과정에서 흑인을 비하하는 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박씨는 무하마드 목사에게 “아프리카로 돌아가라”고까지 말했다.
이 사건이 벌어진 후 무하마드 목사와 흑인들은 무리를 지어 피켓을 들고 박씨의 주유소를 찾아와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흑인 인권 운동 단체는 물론이고 소문을 듣고 찾아온 흑인들이 박씨를 비롯한 한인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미국에서 흑인 인권단체로 가장 역사사 오래됐고 영향력 있는 전미유색인종협회(NAACP)는 사건을 신고받고 대응 조치를 강구중에 있다. 흑인들은 협회 홈페이지와 인터넷 곳곳에 박씨는 물론이고 한인 이민자들도 한국으로 돌아갈 것을 요구하는 비디오를 올려 놓았다.
한국 정부는 심각성이 고조되자 조윤수 휴스턴 총영사를 댈러스 현지로 급파해 사태 수습에 나섰다. 조 총영사는 한인 업소는 물론이고 흑인들도 만나 화해할 것을 촉구했으나 쉽게 누그러들 기세는 아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미국 시민권자인 박씨 등 한인들 문제에 한국 총영사관이 사실상 간여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점도 한계다.
최근 미국에서의 동해 표기 문제로 전미유색인종협회의 지지 의사를 받아냈던 미주한인총연합회의 유진철 회장은 “단체 지도급 인사들과 접촉해 원만한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소식을 접한 한인 이민 사회에서는 박씨가 흑인 목사에서 말한 ‘아프리카로 돌아가라’는 말은 아주 친분이 있는 사이에서는 농담으로는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거의 해서는 안되는 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때로는 앞뒤가 꽉 막힌 보수적인 미국인들도 이민자들에게 이런 말을 해서 원성을 사곤 하는데, 많은 경우 흑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영세 업소를 운영하는 한인들도 종종 이같은 사건에 휘말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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