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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저스는 '코리안특급' 박찬호(현 한화 이글스 선수)의 미국 MLB 데뷔 구단으로 한국에서도 친숙하다.
美 명문 구단의 인수전에 동양계 자본이 후보군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미국서는 이변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금액이 맞아도 구단주 회의의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랜드에게는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한 세기를 넘겨 이어져 온 명문구단
'코리안특급' 박찬호(현 한화 이글스 선수)가 1994년 입단해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구단인 LA다저스는 지난 1884년 창단된 이래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6차례나 차지했던 미국 MLB의 명문 구단이다.
다저스는 본래 뉴욕 브루클린 연고로 창단됐으나 1958년부터 연고를 로스앤젤레스(LA)로 옮기며 현 팀명인 LA다저스로 변경했고 1962년에는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기장'으로 꼽히는 경기장 다저스타디움(DodgerStadium)을 개장했다. 다저스타디움은 5만6000명의 관중을 수용 가능한 대규모의 구장이다.
작년 4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했던 메이저리그 구단 가치에서 다저스는 양키스(17억 달러)와 보스턴(9억1200만 달러)에 이어 3위(8억 달러)에 올랐다. 시장 가치가 '구단 사상 바닥에 달한 상태'고 평하는 이도 매우 많지만 다른 구단과 비교하면 상위권인 것이다.
다저스는 '최초'의 타이틀이 많다. 이제 일반적인 상황이나 과거 '파격'으로 여기던 흑인 선수를 MLB에 처음으로 데뷔시켰던 구단이 다저스이며(재키 로빈슨), TV 중계권과 배팅 헬멧을 처음 도입했던 구단 또한 다저스다. 아시아에 사무실을 처음 열었던 야구단 또한 다저스다. 과감한 시도는 지속적인 성공을 불렀다.
◆현 구단주로 오기까지
박찬호가 소속 선수로 뛰었을 당시 다저스의 구단주인 오말리는 지난 1998년 3월 폭스(FOX)사에 3억 1100만 달러 금액에 구단을 팔았다. 프로스포츠 시장이 거대해지며 개인적인 운영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폭스(FOX)사의 실제 오너인 세계적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은 호주 출신이나 미국에도 주요 채널을 보유한 다국적 기업 경영인이란 점에서 LA다저스 인수에 꽤 수월히 성공할 수 있었다.
아버지 월터 때부터 오랫동안 이어오던 오말리 가문이 다저스를 떠나면서 다저스는 흔들렸다. 폭스사는 예상대로 경영이 되지 않자 2004년 4억 3000만 달러를 받고 구단을 프랭크 매코트에 매각했다. 다저스 몰락의 시작이었다.
부동산을 통해 돈을 벌어들인 매코트는 현금 없이 차입금과 부동산 담보만으로 구단을 사 '미국판 봉이 김선달'로 묘사됐다. 당시 다수의 현지 언론은 "매코트가 구단의 자산 가치를 올린 뒤 되팔아 이익만 챙길 것"이라며 인수에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한 칼럼니스트는 매코트를 구단주가 아닌 '주차 관리원'이라고 놀렸다. 실제로 매코트가 구단을 매입한 뒤 가장 먼저 한 작업은 주차비의 인상이다.
미국 언론의 부정적 우려는 현실이 됐다. 다저스는 작년 7월 28일 델라웨어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매코트와 전 부인 제이미의 이혼 및 재산권분할 다툼 때문이었다. 구단 사장(MLB 사상 여성으로 최고위직 인물)이던 제이미가 유럽으로 여행을 가면서 경호원과 바람피운 것이 원인이 됐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공개된 사치 행각은 상상 이상의 것이었다. 근무도 하지 않는 아들 둘의 연봉을 지급했던 것은 애교였다. 구장, 주차장, 입장권 관리 등을 모두 독립 사업체로 떼어 놓고 이를 통해서 대출받아 개인 재산으로 유용한 것이다. 온갖 사치스런 구단 운영과 거액의 연봉 지급에 대한 논란도 커졌다. 팬들의 비판이 연이어 쏟아졌다.
다저스의 재정압박은 연초부터 본격화됐다. 폭스사와 협상 중인 지역 TV중계권 일체가 메이저리그 버드 셀릭 커미셔너의 승인을 받지 못한 것이다. 매코트가 폭스로부터 중계권 선수금을 받으면 이 중 절반이 이혼합의 등으로 쓰일 것이라는 게 거절의 이유였다. 다저스의 자금은 급격히 고갈됐다.
델라웨어 법원은 다저스의 방안을 승인했다. 당분간 채무 변제 없이 대출을 받아 구단을 운영할 방법이 생긴 것이다. '강제 매각'만은 피했다.
법원은 다저스가 제출한 방안을 일단 승인한 뒤 새 주인을 계속 찾았다. 다저스는 대도시를 연고로 한 데다 구장까지 갖고 있어 인수 희망 기업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말부터 막이 오른 다저스의 인수전은 10여곳이 참가하는 매우 열띤 경쟁을 벌였다. 쟁쟁한 컨소시엄 구성의 소식이 연이어 알려졌다.
◆과연 이랜드는 LA다저스 구단주가 될까?
이번 숏 리스트에는 이랜드그룹 외에도 ▲피터 오말리(다저스 전 구단주) ▲조 토레(전 뉴욕 양키스, LA 다저스 감독) ▲매직 존슨(전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 선수) 등이 주도해 이끄는 컨소시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NBA 구단인 댈러스 매버릭스의 구단주 마크 큐반과 데니스 길버트(보험전문가), 스티브 가비(전 LA 다저스 선수) 등의 쟁쟁한 컨소시엄을 꺾고 숏 리스트에 선정된 것이다.
다수의 미국 현지 언론은 매직 존슨과 존 토레의 양자 대결 구도가 될 것으로 본다. 매직 존슨은 글로벌 투자전문 기업인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최고경영자 마크 월터와 손잡았으며, 조 토레 전 감독은 거대 부동산 개발업자인 릭 카루소와 손잡고 지난 1월초 뒤늦게 경쟁에 뛰어들었다. 피터 오말리 전 구단구가 다크호스로 평가된다.
최근 쌍용건설 인수전에 참여 중인 이랜드그룹은 사이판의 리조트 '퍼시픽 아일랜즈 클럽 (PIC) 사이판'과 '사이판 팜스 리조트'를 인수하는 등 레저 사업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LA다저스를 인수할 경우 이랜드그룹으로서도 매우 긍정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레저는 물론 패션분야로도 좋은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이랜드의 인수는 쉽지 않다. 당초 다저스의 시장 가치가 10억달러 수준일 것으로 보였지만 인수에 따른 경쟁 과열로 12~15억달러까지 오르게 된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구단주 회의에서의 승인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비용이 맞다고 해도 구단주 회의에서 인수를 승인 않으면 MLB 경기를 절대 치를 수 없다. 동양계 자본의 인정 여부가 관건이다.
이번 다저스 인수에 대한 우선협상 대상자 발표는 4월 1일로 예정된 상태며, 매각의 최종 완료는 같은 달 30일 마무리된다. 매각 자문사는 '블랙스톤'에서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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