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개될 하와이 관광청의 자료를 인용, 지난해 하와이를 찾은 관광객이 728만명으로 전년도(702만명)보다 3.8% 늘어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일본 관광객은 대지진과 뒤이은 원전 사고로 전년도보다 5%나 줄었지만, 미국 본토 관광객이 2.3% 늘고 캐나다와 호주 등의 관광객도 두자릿수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들이 하와이에서 쓴 돈은 총 125억8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5.6%나 증가했다.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2007년(126억3000만달러)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이 같은 회복세는 미국 본토인들이 그동안 즐겨 찾았던 멕시코의 치안 불안을 이유로 대체 목적지를 찾은데 따른 것이다.
또 최악의 천재지변이 발생한 일본의 관광객이 생각보다는 크게 줄지 않았고, 달러화 약세도 호주 등지의 관광객을 많이 끌어들이는데 도움이 됐다.
호놀룰루 시장 출신인 무피 하네만 하와이숙박관광협회(HLTA) 최고경영자(CEO)는 "전망은 매우 낙관적"이라며 "이곳 날씨와 마찬가지로 `맑음'"이라고 말했다.
하와이 경제에서 40%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은 2007년까지 호황을 누리다 2008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항공사 2곳이 노선을 없애면서 현지를 오가는 항공석이 15%가 줄었고, 크루즈선 운항업체 2∼3곳도 영업을 중단했다. 그해 10월 시작된 금융위기는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2009년에는 관광객 수가 640만명으로 사상 최대였던 2006년(763만명)에 비해 무려 16%나 감소했다.
하와이 관광당국은 이를 극복하려고 전통적으로 큰 시장이었던 캘리포니아 등 미 서해안 지역은 물론 시카고, 덴버 등지에서 대대적인 홍보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멕시코가 위험 국가라는 인식이 확산된게 무엇보다 컸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멕시코 남서부의 국제적 해변 휴양지인 아카풀코 등이 그동안 많은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왔으나 최근 마약과의 전쟁이 진행되면서 발길이 갈수록 뜸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 하와이를 방문한 텍사스주 출신의 낸시 캠벨(65.여) 씨는 "이곳은 언제나 멕시코보다 안전하다"며 가까운 멕시코를 놔두고 멀리 하와이까지 찾아간 것이 치안문제 때문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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