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대졸 남성 보험설계사(FC) 조직을 갖춘 ING생명의 주가가 치솟으면서 방카슈랑스(Bancassurance), 텔레마케팅(TM) 채널 위주인 동양생명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 인수전이 대한생명과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그룹의 2파전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시장의 관심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이들 회사는 지난달 18일 예비 입찰제안서를 제출했으며 현재 내부 인력과 인수자문사를 동원해 실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당초 두 회사가 인수가격을 놓고 치열한 눈치 싸움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네덜란드 ING그룹이 지난달 12일 유라시아 사업부문 분리에 대한 기본방침을 수정해 아시아 보험, 자산운용 사업부문 분리 대안을 추가 발굴하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과 중국, 일본,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홍콩 등 총 7개 법인이 포함된 아시아태평양법인이 사실상 M&A 매물로 나오면서 다수의 금융회사들이 군침을 흘리기 시작한 것이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ING생명 인수 의사를 공식화한 데 이어 생명보험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의 인수설까지 나돌았다.
동양생명 인수에 사활을 거는 듯 보였던 대한생명 역시 ING생명 인수 후보군에 합류했다.
대한생명은 지난 2일 ING생명 아태법인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인수의 타당성을 검토 중”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대한생명이 ING생명 쪽으로 완전히 돌아설 경우 동양생명의 새 주인은 푸르덴셜파이낸셜그룹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동양생명의 대주주인 보고펀드 입장에서는 기존 투톱(Two top) 경쟁체제 붕괴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
주당 2만5000원 수준으로 알려진 인수가를 계속 주장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NG생명이라는 거대 매물의 등장으로 동양생명 인수 열기가 식은 것이 사실”이라며 “대한생명의 최종 판단이 동양생명 인수전 흥행 성패를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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