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후계구도에 대한 준비 미비에 따라 인사 때마다 불거지는 'CEO 리스크'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금융권에 정치권 인사들이 많이 영입되면서 국내 4대 메이저 금융지주사 회장을 일컫는 '4대 천왕'이라는 말이, 정치권과 연관된 금융지주 회장들을 지칭하는 말로 바뀌었다.
여기에 해당되는 인물들은 어윤대 KB금융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 등이다.
이 가운데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의 후계구도에 업계의 관심이 쏠려있다.
당초 김 회장 후임으로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거론됐으나 차츰 시간이 지날수록 외부인사 영입설이 힘을 얻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하나금융=김승유'로 굳어진 공식을 깰만한 인물이 내부에 없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으나, 사실상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한 특혜시비 등 이로 인해 불거질 문제들을 처리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필요하다는 속사정도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이나 기획재정부 출신인사가 낙점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오는 3월 국내 금융지주사 사외이사들도 절반 이상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간 사외이사제는 '거수기'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1∼11월 모두 48번의 이사회에서 109개의 안건을 상정했다. 결과는 100% 가결이었다. 반대표는 1표도 없었다. 사외이사들 모두 천편일률적으로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최근 국민은행과 국민카드 노동조합이 새 사외이사 후보를 직접 추천한 것이 업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노조는 민변의 김 진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주주제안서를 KB금융에 제출했다.
노조 측 사외이사가 선임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하지만 경영활동 감시라는 사외이사 제도 본연의 역할을 환기시키는 것이어서 금융권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가 선임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 다만 이런 시도가 경영권 견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사외이사 제도에 경고를 보낼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