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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환 경제부 차장 |
정부 발표대로 예년보다 기온이 높았던 탓에 난방 위주의 주택용(-0.9%)이 줄어든 것은 그렇게 이해가 된다. 그러나 농사용(0.8%)을 제외하고 산업용(-0.6%), 일반용(-2.3%), 심야전력(-8.7%)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전력판매가 줄었다는 것은 불황의 여파를 역설적으로 방증하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제조업의 수주물량이 줄었고, 이게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산업체 수요 감소로 이어지면서 전체 전력판매를 내리게 한 원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날 발표된 대형유통업체 매출실적에서도 지난달 백화점 매출은 4.1%나 줄었다. 설명절이 끼어있어 의류 등 선물수요가 예년보다 늘어날 개연성이 충분히 있었는 데도 결과는 달랐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동계전력수급을 우려해 대규모 전기수요처를 대상으로 전력피크기간동안 10%의 강제 절전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어길시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해 왔다. 결과적으로 불황의 여파에다 정부의 강력한 전기 수요관리책이 맞아떨어지면서 전력판매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필연적 배경이 깔려 있었던 셈이다.
전기요금이 현실화되지 않아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인 한국전력과 전력당국이 전력판매가 줄었다는 소식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 지 궁금하다. 지나친 설정일지 몰라도 내심 웃고 있을수도 있겠다 싶다. 전기 원가회수율이 90%에 못미치는 한국전력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약 3조원에 달해 누적부채는 5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그러나 한전과 전력당국이 알아할 게 있다. 강제절전책을 지나치게 강요하다 보면 오히려 산업체의 생산능력저하를 불러오게 되고, 이는 결국 경제성장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 국민과 기업들이 정부의 강제절전 조치에 에너지절약이라는 긍정적 메시지로 화답한 만큼 이제는 강제절전조치를 완화해야 할 때가 됐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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