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차대조표'는 기업이나 상인들이 총재산을 자산(차변)과 부채 및 자본(대변)으로 구분해 작성하는 회계처리 양식으로 재원조달책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양산된 정책을 꼼꼼히 따지겠다는 재정 주무장관의 선전포고다.

정치권이 경쟁적으로 내놓은 사병 월급을 40만원 가까이 올리겠다는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연간 1조6000억원이 필요하지만 재원은 한정된 국방예산에서 나눠 쓰라고만 한다.
생애주기별 무상의료와 아침 무상급식, 고교 무상교육 등 민주당의 무상시리즈도 부자 증세와 대기업 개혁을 통해 늘어난 재원으로 충당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예산추계가 없다.
국론 분열을 부추기는 공약도 남발되고 있다. 되살아나는 신공항 공약이 대표적이다. 최근 새누리당은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은 물론 호남과 충청권을 아우르는 남부권 신공항 프로젝트를 제시했고, 민주통합당은 PK 표를 의식해 영남권 신공항을 부산에서 유치해야 한다는 논리를 끄집어냈다. 이미 영남권 신공항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상황에서 겨우 잠재웠던 지역갈등이 재발할 조짐이다.
한·미 FTA를 폐기하겠다는 민주통합당의 공약은 국론분열은 물론 통상마찰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에너지 정책 공약도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는 전력생산량 확충을 위해 2024년까지 원전 14기를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민주통합당은 집권하면 원전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여야 15인은 액화천연가스(LNG) 주변지역 지원을 법제화하자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지식경제부는 "LNG 인수기지 지원을 법제화할 경우 석유정제시설이나 석탄산업시설 등 유사 에너지시설 주변지역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원전 건설과 LNG기지 유치를 둘러싼 '님비현상'과 지역갈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수의 표를 향한 정치권의 일방형 공약이 결국 수적 소수인 재벌과 대기업에 대한 규제로 향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새누리당은 대기업의 신규 순환출자에 한해 규제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지만, 민주통합당은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순환출자 금지 공약이 실현될 경우 대기업그룹은 해체 수순을 밟아야 한다.
"출자총액제한제를 부활시켜도 대기업 경제집중화는 해소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팽배하지만, 출총제를 반드시 부활시키겠다는 민주통합당의 공약에는 변함이 없는 상황이다.
재벌들에만 별도의 세금부담을 지우도록 하는 이른바 재벌세 도입과 대기업 법인세 인상안도 논란거리다. 민주통합당은 이름만 남은 종합부동산세의 과세기준을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낮추고, 법인세와 소득세 증세방안도 내놓았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동반성장을 강조해 왔는데, 대기업과 재벌을 규제하는 것만이 동반성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구호적인 규제보다는 경제적 관점에서 정책을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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