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D는 기업이 투자국을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중재센터(ICSID)나 유엔 국제상거래법위원회 등 국제중재기관에 제소할 수 있는 제도다.
문제는 ISD 재협상 논의의 수위다. 정부는 여전히 ISD 제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국에 대한 투자가 더 많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 우리 기업을 보호해주는 장치가 될 것이라는 게 정부측 논리다. 다만 단심제를 재심제로 바꾸거나 투명성을 강화하는 등 정치적인 문제를 따지는 것이라면 재협상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 "ISD 폐기 검토하지 않고 있다"
민주통합당 등 야당은 ISD 재협상을 요구하고 ISD가 사법주권 침해이기 때문에 폐기해야 한다며 안 될 경우 한·미 FTA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석영 외교통상부 FTA교섭대표는 22일 한·미 FTA 이행 점검협의 종료 브리핑에서 "정부는 폐기에 대한 검토는 하지 않고 있다"며 "(ISD에 대한)어떤 우려나 문제가 정말 있는지를 다양한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검토해 보려는 것" 이라고 말했다.
이는 하루 전 한·미 FTA 발효시점을 발표한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이 야당의 재협상 요구에 "ISD에 대한 재협상은 FTA 발효 후 서비스투자위원회를 만들어 하기로 했다"며 선을 그었던 것보다 한 단계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이어 "사법주권 침해이기 때문에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ISD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식적으로 한국의 투자자가 미국에 투자를 하면서 미국지방법원에 가서 제소를 해야 되는데, 제소 과정상 많은 절차와 어려움이 있을 때 피해에 대한 구상이나 보상을 빠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이 ISD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FTA 발효 90일 이내 서비스투자위원회에서 ISD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예정이다. TF는 외교부와 법무부 관계자,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CSID)에서 중재나 조정 경험이 있는 사람, 국제공법과 통상법에 조예가 있는 학계 인사나 변호사로 구성된다.
◆한·미 FTA, "정치적 숨은 의미 없다"
한·미 FTA 발효시점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총선을 한 달 앞둔 시점이기 때문이다. 여야간 정치적 이슈로 달궈지고 있는 한·미 FTA를 정부가 '정면돌파'한 셈이다.
3월 15일이란 시점에 대해 정부는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최 대표는 "실제 협정의 최대 수혜자인 기업들이 발효일을 맞춰 생산이나 수송, 유통 등 부분에 대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상식"이라며 "양국간 발효일을 공포할 때 이행협의가 종료된 이후 발효일까지 취해야 할 국내 규정을 마련하거나 이런 절차를 취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 되는지 검토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3월 1일은 너무 촉박하고 4월 1일은 너무 멀다는 설명이다.
당초 한·미 양국은 이행협의가 조기에 종결되면 조기에 발효시키자는 쌍방간 공감대가 있었다.
발효시기 지연 논란에 대해선 “정부가 올해 1월 1일 발효로 목표를 잡았던 것은 비준안이 국회에서 작년 10월 초에 통과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라며 “기대보다 늦었지만 이행협의 프로세스는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미국도 앞서 FTA 체결국과의 이행협의 때 상대국 법령의 검증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번 한국과의 협의에는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3월 15일 0시인 한·미 FTA 발효시점은 입항지(FPoE : First post of Entry)에 물건이 수입되는 항구나 공항의 로컬 타임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 시점이 한국과 미국 모두에게 적용되는 시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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