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책 조세연구원은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가 고소득 근로자의 세 부담만 줄여주는 등 소득재분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어, 자영업자과표양성화라는 도입 취지 달성 이후 폐지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우리 납세자들은 이런 논리와 정책을 반박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현행 소득세법상 소득공제나 과세표준이 물가연동이 되지 않는 점 때문에 명목임금인상에 따라 사실상 매년 세금도 오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런 점은 감춘 채 근로소득자가 누려왔던 약간의 소득공제마저 줄이겠다는 것은 ‘놀부 심보’다.
둘째, 세율인상이나 소득공제축소에 따른 증세도 납세자가 낼 수 있는 여력(담세력)을 감안해 추진해야 한다. 납세자연맹이 최근 분석해보니, 연봉 4000만원인 근로소득자의 경우 올해 실질임금 인상률은 고작 1%(2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명목임금이 5.2%올라도 물가상승률(4%)과 세금ㆍ사회보험료 인상률 등을 감안하니 ‘상처뿐인 영광(연봉인상)’이다. 그나마 정부가 신용카드소득공제를 줄이면 2만원(인상율의1%)마저도 국가 몫이 된다.
명목임금 기준으로 부과되는 소득세와 사회보험료, 물가앙등에 따른 간접세(부가가치세 및 각종 소비세) 부담 급증 등으로 형편 어려운 계층의 삶이 더 팍팍해지는 ‘부익부 빈익빈’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정치권은 연일 ‘복지예산 증액’을 쏟아내놓고, 국가는 ‘교묘한 방식으로 납세자 부담 더 지우기’에 골몰하고 있다.
셋째, 돈의 가치와 기회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연봉 10억 원 중 100만원(0.1%)의 가치보다 연봉 5000만 원 중 10만원(연봉의 0.2%)의 가치가 클 수 있다. 세금납부에 따른 기회비용도 마찬가지다.
‘누진과세제’에서 고소득자의 소득공제액 절대액수가 크다는 이유로 그 소득공제가 곧 불합리하다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 이유다.
넷째, ‘체크카드사용을 늘려 가계부채비율을 낮추자’는 정책방향은 옳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중산층이하 계층의 통장잔고는 늘 비어있게 마련이란 점을 감안, 서민들에게 거의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어렵지 않다.
정부는 늘 “한국이 선진국보다 조세부담률이 낮다”고 말한다. 그러나 수치화된 통계자료를 100% 신뢰한다 하더라도 이런 억지 주장이 또 있을까 싶다.
부모님 부양비와 나의 노후, 자녀의 비싼 등록금과 사교육비, 높은 주거비를 부담하는 한국인들을 선진국과 단순비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의제설정 방식에 과연 누가 동의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정부가 구사하는 또 하나의 교묘한 트릭은 납세자가 부담하는 전체 조세부담이 아니라 세목별 또는 소득공제별로 쪼개 논리를 전개한다는 점이다. 근로소득자는 절대적 상대적으로 (근로)소득세보다 유류세 등 간접세를 더 많이 내고 있다.
납세자가 내는 직접세와 간접세, 사회보장기여금을 모두 합친 총 조세부담이 얼마인지 개인별통계로 작성돼 공개하면 아마도 온 나라가 들썩일 것이다.
‘경제대통령’시대이지만 물가는 엄청나게 뛰었고, 그 물건 값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내는 저소득 근로소득자들의 돈은 세금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가난하다고 덜 내는 세금도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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