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롯데백화점 평촌점 채용박람회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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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0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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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유치원 비용 벌기 위해 유모차 끌고 나와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대기업들의 골목상권 침범으로 자영업자들의 몰락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대형마트들의 긍정적인 측면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들의 고용창출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고용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오픈을 한달 앞둔 대형유통업체를 직접 찾아가 봤다.

▲ "아들이 대학 입학...한푼이 아쉬운 상황"

지난달 29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동안청소년수련관 다목적체육관은 일자리를 찾으러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롯데백화점 평촌점과 안양시, 고용노동부 안양지청이 3월말 오픈 예정인 평촌점에서 근무할 직원들을 뽑는 채용박람회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날 박람회에는 평촌점 우수 협력업체와 용역업체 37곳이 참여해 600여명을 채용했다.



박람회장을 찾은 이들은 모두 5000여명으로 취업난을 실감케 했다. 베이비부머 세대에 속한 은퇴한 직장인부터 주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대학 신입생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체육관 밖에 설치된 박람회 참여 업체를 방문, 자신에게 어울리는 일을 고르고 있었다.

이 가운데 70~80%는 주부들이었다. 유모차와 어린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이들도 눈에 띄었다. 주부 강모(31)씨는 "내년이면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찮아 이곳을 찾게 됐다"며 "한 달에 100만원이라도 벌면 조금은 부담이 줄어들지 않겠냐"고 전했다.

주부 임모(48)씨 역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3~4곳에 이력서를 넣고 면접을 봤다"며 "자식들을 대학 보내기 위해서는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주부들은 계산원에 집중 지원했다. 하루 6시간 교대 근무라 가사와 육아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70명을 뽑는 계산원에는 700여명이 몰리며 10대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였다. 30명 이상 길게 늘어선 줄은 행사 내내 줄어들지 않았다.

체육관 한편에서는 카메라 플래시가 끊임없이 터졌다. 행사 주최 측에서 이력서 사진을 무료로 촬영해줬기 때문이다. 30~40명씩 길게 늘어선 순서 역시 행사 기간 내내 줄어들지 않았다.




▲ "이력서, 자기소개서 작성 힘들다"

하지만 이날 박람회에는 몇 가지 아쉬운 부분도 눈에 띄었다. 면접을 위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하지만 주부들에게는 익숙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부 이모씨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적어야 할지 막막하다"며 "대충 적긴 했지만 이것 때문에 일자리를 구할 수 없을 것 같아 불안하다"고 전했다.

지원 분야에서도 온도 차이가 느껴졌다.

계산원·안내사원 등을 뽑는 지원 분야는 끊임없이 사람들이 몰렸지만, 판매사원 채용 상담을 받는 사람들은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실제로 계산원과 안내사원을 뽑는 면접 부스는 30명 이상이 대기하고 있었지만 판매 사원 채용 부스에는 지원자들의 발길이 거의 없었다.

행사에 참여한 백화점 관계자는 "판촉사원은 하루 종일 서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며 "물건을 많이 팔아야 한다는 부담감때문에 주부들의 지원이 많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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