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총장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주최로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내외 환경변화와 자동차산업 경쟁력’ 세미나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서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자동차업계 근로시간 연장제한과 생태계 충격’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노조가 교섭력 우위를 장악, 노동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는 국내 현실에서 근로시간 단축 및 추가고용은 건강이 안 좋은 환자에게 극약 처방하는 셈”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가 기업에 압박하는 것은 노조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격”이라며 “노조는 기존 잔업과 휴일근무 수당을 그대로 받으며 근로시간 단축만 요구하고 있어 이미 생산성이 낮은 국내 공장의 경쟁력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정부는 최근 주말 근무를 시간 외 근무(총 12시간)로 포함시켜 주 52시간으로 1인당 근무시간을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중에 있다.
유 총장은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방향은 유지하되 지난 60년 동안 진화된 자동차업계의 생태계에 큰 충격이 되지 않는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며 “급하게 기업을 압박하면 (기업)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생산성 향상 지상주의인 리콴유 싱가포르 총리의 예를 들며 “국내 공장 생산성 향상만이 국내 제조기반을 유지하고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유찬용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이사는 “신흥시장 성장 둔화, 유럽 부진 지속으로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라고 했다.
주요 이슈로는 △미국 빅3의 소형차 시장공략 △세계 1위를 목표로 내건 폭스바겐의 공세 △일본업체의 점유율 회복 △유럽업체 구조조정 등을 꼽았다.
아울러 그 역시 “미국 빅3가 인건비 상승의 주 원인이던 잡뱅크 제를 폐지, 대당 인건비를 40% 절감하는 등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유연성이 곧 기업 경쟁력임을 강조했다.
잡뱅크(Job Bank)란 연공에 따라 실직자에 최장 6년까지 직전소득의 95%를 지급키로 한 제도다. 1960년대 도입, 2009년 GMㆍ크라이슬러 법정관리 이후 중단, 2011년 노사 단체협약에서 합의됐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양성필 고용노동부 근로개선정책과장,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이상희 한국산업기술대 교양학과 교수, 이정식 한국노총 사무처장, 김동욱 경총 경제조사본부장,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 등 관련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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