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업계와 재벌닷컴 등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4대 금융지주와 기업은행, 외환은행의 2011회계연도 현금배당 내역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 주주는 1조2783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이 이들 4대 금융지주와 2개 은행에서 받은 배당금은 2008회계연도 2112억원, 2009회계연도 6096억원, 2010회계연도 1조342억원으로 매년 눈에 띄게 급증했다.
지난해 시중은행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둬 외국인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은 더욱 늘어났다. 조사에 포함된 금융지주와 은행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0% 가량 증가했다.
외국인 배당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외환은행이다. 외환은행은 하나금융지주에 인수되기 전인 지난해 6월 말 9738억원을 이미 중간배당했으며, 외국인은 71.91%인 7003억원을 가져갔다.
외환은행의 외국인 배당금은 2008회계연도 587억원에서 2009회계연도 2316억원으로 크게 뛰었고 2010회계연도에는 5029억원에 달했다.
신한금융지주는 2011회계연도 총 배당금 6295억원 중 국내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우선주를 제외한 보통주에 해당하는 배당금 3556억원 가운데 2171억원(61.03%)을 외국인에게 배당한다.
KB금융지주는 2782억원 중 1740억원(62.56%)을 외국인에게 배당한다. 하나금융지주는 1446억원 중 931억원(65.55%), 기업은행은 3735억원 중 515억원(13.79%), 우리금융지주는 2015억원 중 423억원(20.97%)을 외국인 배당금으로 지급한다.
우리금융과 기업은행을 제외하면 대부분 외국인 지분이 더 많아 국내 투자자보다 훨씬 많은 배당금을 받아가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내국인 간의 배당수입 불균형은 국부유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외국인이 챙겨간 배당금은 국내에 재투자되지 않고 대부분 국외로 송금되기 때문에 금융권 배당이 국부 유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도 고배당 현상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투자손실을 한국에서 만회하려는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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