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전셋값은 최근 한달새 약 3000만~4000만원 내려, 전용 102㎡(31평형)은 2억2000만원, 112㎡(34평)은 2억60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전용 102㎡타입이 4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2억원 이상 빠진 가격이다.
대치동 삼성아파트 59㎡ 전세가격은 지난달 4억원에서 이달 3억5000만원으로 5000만원 떨어졌다. 서초구 방배동 우성아파트 80㎡ 전세의 경우에도 지난 연말 3억2000만원에서 지난달 2억8000만원으로 두달새 4000만원 떨어졌다.
이같은 하락세는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전셋값은 강남구 0.12%, 송파구 0.04%, 서초구 0.01% 내렸다. 특히 강남구는 올들어 1.95% 떨어지는 등 강남 전셋값 하락세를 견인하고 있다.
은마 아파트 인근 O중개업소 사장은 "대부분 기존 집주인과 전세 재계약 거래가 이뤄져 시장이 잠잠하다”며 “세입자들은 딴곳으로 옮겨봤자 여전히 전셋값이 비싸고 이사 비용이 드니 그냥 눌러앉고, 집주인들로서도 다른 세입자를 받으면 거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재계약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강남 3구(강남·송파·서초)의 전·월세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5% 감소했다.
학군 수요가 줄어든 점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인근 B 중개업소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전셋집을 찾는 학부모 수요가 크게 줄었다”며 “휘문고의 자사고 전환뿐만 아니라 수능이 쉬워지다보니 강남에 있어봤자 좋은 내신 등급 얻기 힘들어진다는 인식이 퍼진 탓”이라고 전했다.
낡은 아파트에 비해 비싼 전셋값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김지연 부동산1번지 팀장은 “최근 3년 사이 강남 아파트 전셋값이 큰폭으로 올라 진입장벽이 높아진 것도 수요가 급감한 이유"라며 “게다가 오래된 재건축 단지가 많아 노후화된 데 비해 전월세 가격은 높다보니 더욱 거래가 이뤄지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세 보다는 점점 반전세나 월세로 바꾸고 싶어하는 집주인들이 많지만 월세가 100만원이 넘는 탓에 월세 거래 또한 쉽게 이뤄지고 있지 않다. 은마아파트 전용 102㎡의 경우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20만~200만원선, 전용 112㎡의 경우 1억~1억2000만원 보증금에 월세가 100만~180만원선이다.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도 고가 전세 수요가 줄어든 원인으로 꼽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시장 동향을 매매보다 전세가 더 민감하게 반영한다”며 “물가급등에 따라 실질소득이 감소돼 구매력 저하로 고가 전세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