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현지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해 지식경제부의 허가를 마친 상태다. 부지가 확정되면 올 상반기 안으로 첫 삽을 뜰 예정이다. 하이닉스도 내부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낸드 플래시 수요의 절반이 중국
중국은 경제 성장과 함께 IT·가전제품의 최대 소비처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애플·인텔 등 세계 주요 기업들이 자리잡고 있다.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낸드플래시 세계 시장 규모는 285억 달러(약 3조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중국의 비중은 절반에 육박한다. 2015년에는 35억4000만 달러(약 4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때 중국 비중은 55%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품별로는 태블릿PC의 중국 생산 비중은 96%를 기록하고 있다. 스마트폰 37%, 노트북은 49%에 달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현지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하이닉스, 현지 공장 설립 추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중국 현지 공장을 추가로 설립하거나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현지 고객사 및 시장의 요구에 더욱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지식경제부에 '10나노급 낸드플래시 국가핵심기술 수출신고'를 제출, 올해 1월 승인을 받았다. 현재 공장부지 마련을 위한 중국 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총투자금액은 5조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2013년 양산을 목표로 올 상반기 중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생산규모는 12인치 웨이퍼 10만장으로, 10나노급을 주로 생산한다.
하이닉스도 중국서 낸드플래시 생산 가능성을 내비쳤다.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우시(無錫) 공장의 사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며 "우시 공장에서 낸드플래시를 생산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현재 우시 공장에서 낸드플래시 생산을 위한 검토를 마치고 최 회장의 최종 결재만 남겨둔 상태다.
실탄도 충분하다. 우시 공장은 현금 흐름이 좋아 본사 보증 없이도 현지에서 금융을 일으킬 수 있다. 또 하이닉스 2조1000억원 가량을 낸드플래시에 쏟아 부을 예정이다.
◆"기술 유출 걱정 없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중국 반도체 공장을 추진하면서 기술 유출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반도체 핵심 기술이 중국 측에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업계에서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하이닉스가 2005년 중국 우시 공장 추진 당시에도 기술 유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중국은 여전히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고 있지 못하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제조 공정은 이미 공개됐다. 핵심은 공정을 운영하는 경험과 노하우"라며 "후발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유지할 수 있는 만큼 기술 유출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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