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무역장벽을 높여 자국산업 보호에 나서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현지기업화 전략을 추진, 위기 속에서도 국내 대기업이 어닝서프라이즈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재계ㆍ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해외출자법인 총자산(2011년 3월 말 제출 사업보고서 기준)은 2008년 말 29조9600원에서 2010년 말 49조1900억원으로 3년 만에 20조원(64.19%) 가까이 불어났다.
올해 들어서는 해외출자법인 자산총계가 50조원을 상회, 삼성전자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만 작년 말까지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며 "올해 중국시장 매출은 전년대비 25% 늘어난 50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미 '메이드 인 차이나' 대신 '크리에이티드 인 차이나'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제2 삼성이 중국에 세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10대 그룹 또한 마찬가지다.
현대차그룹은 올해까지 3년 동안 전체 투자액 36조6000억원 가운데 20%를 상회하는 8조1000억원을 해외에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 해외출자법인 총자산만 2009~2010년 1년 만에 27조7300억원에서 29조7900억원으로 2조원 이상 증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출자법인은 이미 현지기업화를 마무리하고 있는 단계"라며 "핵심 R&D만 국내에서 진행할 뿐 다른 작업은 모두 현지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 역시 중국에 제2 SK를 건설한다는 목표다. 당장 SK와 중국 시노펙, BP페트로케미칼이 중국 충칭에서 1조2000억원 규모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직접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지휘하고 있다"며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파트너링' 방식이 골자"라고 말했다.
LG전자도 해외출자법인 총자산을 2009~2010년 21조2781억원에서 23조6799억원으로 2조원 가까이 늘렸다. 회사 관계자는 "현지기업화를 통한 성과는 인도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있다"며 "인도 TV시장 점유율은 작년 4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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