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1955~64년생) 세대가 본격적인 은퇴기에 접어들며 퇴직 이후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거나 창업을 부담스러워하는 50·60대 은퇴자들이 속속 생계형 전업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인투자자의 양상을 보면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도 있고 경제력이 있는 50·60대 은퇴자들이 많다"면서 "이들은 소액주주운동 등을 통한 주주권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하면서 새로운 주식투자 행태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은 주가가 떨어지면 명동으로 몰려가 시위를 하는 과거 주식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무대뽀' 투자자들이 아니다"라면서 "그와는 반대로 주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정확히 아는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
직장을 은퇴한 후 전업 투자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은 다른 일반 투자자와 달리 퇴직금 등을 기반으로 타 연령층에 비해 규모있는 자금을 동원하고 운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투자자 종류별 비중을 보면 개인투자자가 전체의 50.08%였다. 이 중 1인당 주식 보유액이 가장 많은 연령층은 60세 이상으로 1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이어 55~59세 8700만원, 50~54세 62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문제는 목돈을 가지고 전업 주식투자에 뛰어든 은퇴자들이 뜬소문만 가지고 주식에 투자할 경우 작전에 동원돼 목돈을 한 번에 날릴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지난 9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정치인테마주 시세조작 혐의자 7명을 검찰에 통보하기로 하면서 피해를 보고 있는 전업투자자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도 모르게 정치인 테마주의 '작전'에 동원돼 큰 손해를 입은 전업 투자자 양씨(58)는 "금융당국의 테마주 제재조치로 쪽박을 차게 생겼다"며 "정부의 정치인 테마주에 대한 조치가 너무 늦게 취해져 버블이 꺼지면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개인투자자들만 피를 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소액주주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김씨(51)는 "투자한 종목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카페를 개설하고 있지만 외부에 노출된 자료 외에 회사 정보에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증권 유관기관이나 공공기관 등에 문의해도 냉담한 답만 돌아와 정확한 판단을 하기 위한 다양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