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20일 계열사의 소모성 자재 구매를 대행하는 행복나래가 최근 정관 개정 등 사회적 기업 전환 작업을 매듭지었다고 밝혔다.
행복나래는 앞으로 약 6개월 동안의 법적 요건을 갖춘 뒤 고용노동부의 인증 절차를 거쳐 정식 사회적 기업이 된다. 행복나래는 수익금의 3분의 2 이상을 사회적 목적을 위해 사용할 방침이다. 특히 연 매출 1200억원 규모로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기업 사회책임경영(CSR)의 새로운 모델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사회적 기업 프로젝트는 "MRO 사업으로 사회에 이바지하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최태원 회장의 제안에 따라 다양한 모델을 검토한 끝에 지난해 8월 MRO코리아의 사회적 기업화를 결정했다.
최 회장은 당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SK의 담대하고 새로운 실험이 시작됐다"며 "행복나래가 우리 사회의 행복을 키워나가는 행복 플랫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복나래는 협력업체를 선정할 때 일반 기업보다 시장 경쟁력이 낮은 중소 사회적 기업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구매 우선순위를 높이는 제도를 시행키로 했다. 이들 기업에는 일반 기업보다 30일 먼저 현금으로 선결제 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현재 20여 곳인 사회적 기업 협력업체를 50여곳으로 확대하는 한편, 이들 기업에서 구매하는 '사회적 기업 우선 구매액'도 올해 70억원에서 내년에는 100억원, 2015년에는 190억원으로 점차 높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편부모 가정·고령자·국제결혼 이민 여성 등 10여명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하는 등 취약 계층의 채용 인원도 지속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사회적 기업의 매출 증대→수익 창출→고용 확대→지속 경영'의 밸류 체인과 사회적 기업의 선순환 구조를 조성할 방침이다.
강대성 행복나래 대표는 이날 출범식에서 "행복나래를 국내 사회적 기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플랫폼, 곧 사회적 기업을 돕는 사회적 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사회적 일자리 창출 등 사회 문제 해결에도 앞장 서겠다"고 밝혔다.
이만우 SK그룹 전무 역시 "행복나래는 대기업이 안정적인 수익구조의 계열사를 통째로 사회적 기업화했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시도"라며 "사회적 기업 확산과 육성을 위해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행복나래는 지난 16일에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전체 이사 7명 중 4명의 사외이사를 사회적 기업 분야 전문가 출신들로 선임해 투명하고 전문성 있는 지배구조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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