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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쌍용차 회생안 승인 후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는 이유일 사장(왼쪽)과 김규한 노조위원장(가운데). 오른쪽은 박영태 전 공동관리인. (사진= 아주경제DB) |
둘의 만남은 900일 남짓 전으로 돌아간다. 둘은 2009년 10월 채권단의 쌍용차 회생계획 승인 요청을 시작으로 정비체험, 판매캠페인, 코란도C 출시, 1호차 수출 기념행사, 마힌드라 인수 체결식 등 대부분 공식 석상서 모두 함께 했다. 상호 대치되는 위치에 있었지만 같은 곳을 바라보는 조력자에 가까웠다. 지난 한 해도 모회사인 마힌드라와의 만남, 신차 출시행사, 현장 방문에서부터 지역 사회봉사 활동까지 회사의 주요 행사를 함께했다.
통상 기업의 경영진과 노조위원장은 껄끄러울 수 밖에 없다. ‘동상이몽(同床異夢)’ 관계기 때문이다. 더욱이 2009년 77일 동안의 장기 공장점거 파업을 경험한 쌍용차의 경우는 더 그랬다. 하지만 둘은 달랐다. 회사의 완전한 부활이라는 ‘동상동(同)몽’을 꿈꿨다.
이유일 사장은 당시 모회사던 상하이차가 쌍용차 경영권을 포기한 직후인 2009년 2월 박영태 현 캠시스 경영지배인과 함께 공동관리인으로 선임됐다. 그 해 경영난으로 인한 회사 구조조정과 노조의 장기 파업, 새 모회사 마힌드라 유치까지 그야말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후 지난해 3월 ‘뉴 쌍용차’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김규한 위원장은 노조의 공장 점거파업이 끝나던 2009년 9월, 노조 선거를 통해 위원장으로 당선됐다. 강성이던 금속노조를 탈퇴, 무파업을 천명하는 노사 평화선언을 했다. 그 역시 옥쇄파업을 주도하는 등 활발한 노조활동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취임 이후엔 ‘쌍용차 회생’에 올인했다. 때론 경영인, 때론 영업맨을 자임했다. 지난 2년 동안의 노사 임금협상도 업계에서 가장 빨리 타결시켰다.
상호 대치되는 위치에 있던 이 둘은 이후 같은 곳을 바라보는 조력자가 됐다. 이 같은 노사의 공동 회생 노력은 모회사 마힌드라도 감동시켰다. 마힌드라는 노조에 고용보장과 복리후생제도 환원, 회사 정상화 시 이익분배제도를 약속하며 화답했다. 지난해 3월 서울모터쇼에 참석한 아난드 마힌드라 부회장은 이유일 사장과 김규한 위원장이 함께 참석한 모습을 본 후 “일상적인 신차발표회가 아닌 감동적인 자리”라며 “쌍용차 가족의 의지에 감명받았다”고 했다.
둘의 갈 길은 아직 멀다. 올 초 출시한 레저용 차 코란도스포츠가 선전하고 있지만 내수 침체는 끝을 알 수 없이 지속되고 있다. ‘뉴 쌍용차’의 첫 신차가 출시하는 2014~2015년까지 완전한 부활은 어렵다. 지난해도 신차 판매는 늘었지만 적자는 벗어나지 못했다. 내수 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인도, 남아공 등 해외 신시장 개척이라는 과제도 남겨져 있다. 하지만 회사 안팎에서는 예전과 같은 불만을 찾아보기 어렵다. 한 배를 탄 선원이 모두 합심한 모양새다. 회사 관계자는 “이유일 사장, 김규한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노조집행부는 수시로 회사 전략을 공유하고, 모회사 마힌드라와 적극 협력해 나가고 있다”며 “대부분 직원이 2~3년 내 (노사협력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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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10월 협동회 채권단 총회에 참석한 이유일(맨 오른쪽) 사장과 김규한 위원장(왼쪽 2번째). 둘의 첫 공식 석상에서의 만남이다. (아주경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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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코란도C 출시행사. 왼쪽 두번째가 이유일 사장, 오른쪽 두번째가 김규한 위원장. (아주경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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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쌍용차 코란도C 1호차 수출 선적식 기념촬영. 왼쪽부터 김규한 위원장, 이유일 사장. (아주경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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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6월 쌍용차 임단협 체결식 모습. 업계에서 가장 빨리 임단협을 체결, 회생을 위한 생산·판매 집중하는 발판이 됐다. 왼쪽부터 이유일 사장, 김규한 위원장. (아주경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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