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청약을 받은 이 아파트는 1698가구 모집에 1300명이 접수해 0.7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통장을 사용하는 1·2순위에서는 단 372명만 신청했고, 나머지는 청약통장을 쓰지 않아 '허수'에 가까운 3순위자였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측은 미분양 해소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포 한강신도시의 경우 최근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청약 이후에도 계약이 꾸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부동산 업계나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래미안 한강신도시 2차야 미분양을 털어낼 수는 있겠지만 향후 수도권 분양시장에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래미안 한강신도시 2차는 청약 전부터 수도권 분양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기대감을 모았다. 신도시에 들어서는 대단지 브랜드인 데다 분양가가 3.3㎡당 1000만원 이하로 저렴한 편이었다. 중도금 60%는 무이자 적용돼 금융비용 부담도 줄였다.
하지만 차가워진 청약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시기는 여지없이 흔히 말하는 ‘성수기’에 접어들었다. 계획된 물량을 공급해 경영을 해야 하는 건설사들의 마음은 조급해졌다.
래미안 청약 전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배는 아프겠지만) 래미안 분양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농담 섞인 말이 나오기도 했다. 앞에서 선전해야 나중에 예정된 분양단지 공급이 수월하다는 뜻이다.
한 분양 대행사 대표는 “부동산 시장은 한 곳 분양만 잘 돼도 관심이 높아지지만 반대의 경우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업계를 가까이서 지켜보는 기자에게도 래미안 한강신도시 2차의 부진은 가슴 아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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