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헤이그룹이 수익이 590억달러 이상인 미국 기업 75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기업의 수익은 큰 폭으로 올랐으나 CEO의 보상금은 고작 1.4% 올랐을 뿐이다. 보상금은 △연봉 △보너스 △보조금 △주가 △주식옵션 등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지난해 76개 기업의 평균 순이익은 17% 증가하고 매출은 9% 늘어났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기업 지수는 지난해 순이익이 12%나 상승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CEO 수입은 1.4%로 상승으로 2010년에 보상금이 11%나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급격하게 떨어졌다.
예컨대 지난해 나이키의 연간 수익은 10%, 순이익은 12% 올랐다. 그러나 나이키는 2008년에 세웠던 목표 매출과 주당이익을 달성하지 못했다며 CEO인 마크 파커의 보너스를 삭감했다. 마크 파커의 보상금은 전년대비 5.8% 하락한 1270만달러다. 식료품제조업체인 제너럴밀스도 지난해 목표를 초과했음에도 캔 포웰 CEO의 보너스는 전년대비 17% 하락한 220만달러에 그쳤다.
식료품제조업체인 콘아그라는 지난해 수익을 3% 올리고 주당 이익을 8~10% 가량 늘리기로 목표했다. 그러나 헌트 토마토소스, 오빌레덴바커 팝콘 등 주요 브랜드의 수익이 2.4%에 그치며 전체 수익은 목표보다 1% 적었다. 이에 회사는 개리 로드킨 CEO를 비롯한 중역들에게 보너스의 22%만 제공했다. 개리 로드킨의 총 보상금은 2010년(750만달러) 보다 30% 삭감된 530만달러였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몇년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기존에는 기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보너스를 대거 지급했었다. 그러나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투자자들의 감독이 강화되며 변하기 시작했다고 WSJ는 설명했다.
SEC이 기업에게 구체적인 지불 상세내역을 요구하며 보상금이 기업 성과에 맞춰지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주주들도 매년 기업 임원진에 대한 보상 계획을 투표하는 절차도 일조했다.
그럼에도 미국 CEO의 보상금은 평균 940달러를 넘으며 여전히 높은 수입을 얻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지난해 애플의 팀 쿡 CEO는 주식을 포함해 3억7800만달러의 보상을 받았으며 비아콤의 필립 다우먼 CEO도 2010년(5400만달러) 보다 적지만 4200만달러나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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