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베르 파크툰와주(州)의 샤브카다르 마을에 사는 칸의 가족은 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가난했다. 어머니는 파출부로 일했다. 아버지는 4달 전 돈을 빌려 얻은 취업비자로 사우디아라비아행 비행기를 탔지만 아직 그곳에서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칸은 학교에 수업료를 내기도 버거웠다. 파키스탄 공립학교는 수업료가 한 달에 2달러(약 2200원) 정도다. 하지만 대다수 파키스탄인들은 이를 내기에도 벅차다. 다행히 한 지방 사립학교가 칸의 총명함을 알아보고 무료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칸의 형은 동생이 가족 살림에 보탬이 되려고 넝마주이를 했다고 전했다. 동생은 한번도 부모에게 무엇을 해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칸이 부모에게 새 교복을 사달라며 처음으로 떼를 썼다. 칸은 입던 교복이 닳아 입고 다니기가 챙피했다. 칸의 어머니는 며칠간 칸을 타일렀지만 화를 참지 못하고 지난달 24일 아들을 때렸다.
이에 칸은 교복을 사주지 않으면 자살하겠다고 했다. 다음날 칸은 집 밖으로 뛰쳐나가 온몸을 휘발유를 퍼붓고 분신했다. 몸 전체의 65%가 화상을 입은 칸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의 부모는 치료비를 마련할 길이 없었다. 칸의 형은 “의사는 5500달러(약 621만원)를 내라고 했지만 우리는 음식 살 돈도 없다”고 말했다. 결국 칸은 5일간 사경을 헤매다가 31일 숨졌다.
칸의 사연은 파키스탄 빈민가의 생활이 얼마나 조악한지를 보여줘 안타까움이 크다. 음식을 마련할 돈조차 없는 파키스탄 빈민 대부분에게 교육은 언감생심이다. 지난해 파키스탄 정부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파키스탄인 30%는 2년 이하의 교육을 받는다. 6세 이상 16세 이하의 학생 가운데 절반 가량은 한 문장도 읽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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