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올해 연두교서에서 셰일가스에 대해 언급한 대목이다. 세계에너지기구(IEA)는 셰일가스 개발로 '가스 황금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셰일가스는 진흙이 쌓여 만들어진 퇴적암층인 셰일층에 존재하는 천연가스다. 유전이나 가스전에 농축돼 있는 기존 가스와는 개발 방식만 다를 뿐이지, 화학적 성분은 동일하다.
셰일가스는 석유와 맞먹는 매장량을 자랑한다. 또 중동이나 러시아 집중된 기존 가스와 달리 전 세계에 고르게 매장돼 있다. 혁신적인 채굴기술 개발로 경제성도 확보한 상태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이미 셰일가스 개발권 확보를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가스·석유화학·발전 등 산업 전반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우리 기업에는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전망이다.
◆미국·중국 개발권 확보 경쟁 '후끈'
미국 엑손모빌, 프랑스 토탈 등 세계 주요 에너지 기업들은 지분 확보 등을 통해 미국 셰일가스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 매장량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엑손모빌은 2009년 미국 가스기업 XTO에너지를 360억 달러에 인수했다. 토탈은 2012년 우티카셰일 지대의 지분 25%를 23억 달러에 사들였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중국석유화공고분유한공사(SINOPEC) 등 중국 국영기업들은 뒤처진 채굴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기업 인수나 합작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안으로 자국 내 25개 셰일가스 광구의 개발권을 자국 국영기업과 해외기업의 합작회사 등에 분양할 계획이다.
◆산업 전반에 변화 예고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이 본격화되는 2016년부터는 관련 산업 전반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가스 산업의 경우 저가격 가스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1월 기준 1MMBtu(영국 열량 단위)당 2.4달러로 일본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IEA의 전망에 따르면 세계 LNG 수입량의 59%를 차지하는 아시아의 천연가스 가격은 미국의 수출이 본격화되는 2016년 이후 1MMBtu당 11달러 수준에서 안정화될 전망이다.
석유화학 산업의 원료는 석유에서 분리한 나프타 중심에서 가스 원료 중심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북미 석유화학 산업은 값싼 원료를 바탕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발전 산업 측면에서는 천연가스 가격이 안정되면서 가스 발전 비중이 확대돼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는 유력한 방안으로 부상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에 긍정적 기회"
미국은 오는 2020년까지 셰일가스 개발에 676억 달러를 쏟아붓는다. 가스 시추관, 파이프라인용 강관, 가스 압축기 등 관련 자재 및 설비 수입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한국은 캐나다에 이어 지난해 미국에 강관을 가장 많이 판매한 국가다. 강관업체인 휴스틸 관계자는 "가스전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면 대미국 수출량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LNG선 건조에 절대강자인 국내 대형 조선사들도 수혜가 예상된다.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이 본격화되면 LNG운반선 등 관련선박 발주가 늘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중공업(20척) 현대중공업(12척) 대우조선해양(12척) STX조선해양(3척) 등 국내 조선업체들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선 54척 중 47척을 수주했다.
가스복합발전용 가스터빈, 배열회수보일러, 증기터빈 등 가스복합발전 설비 시장도 커 질 전망이다. 이 분야에선 두산중공업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석유화학기업의 경우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국내 업체들이 주원료로 나프타를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토탈은 나프타·LPG 등 다양한 원료를 사용할 수 있는 설비를 보완해 시운전 중이다. 호남석유화학은 저가 원료 확보를 위해 우즈베키스탄에 29억 달러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정유경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셰일가스 등 비전통 에너지 부상이 기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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