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극성! 해외여행지 무리한 ‘옵션’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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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0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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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저여행사도 예외없어 … 근본적 근절 대책 절실

(아주경제 최병일 기자) # 김정선(38 가명 마포구 상암동)씨 가족은 최근 국내 굴지의 대형 여행사인 A여행사의 70만원 후반대 방콕-파타야 상품으로 태국을 여행했다. 대단히 불쾌한 경험을 했다. 3박5일 여행동안 옵션 상품을 강요 받은 것만 6번. 코끼리 타기는 물론 패러세일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김 씨의 자녀는 6살 밖에 되지 않아 혹시라도 있을 안전사고 때문에 하지 않겠다고 하자 가이드는  “코끼리 트레킹 중에 사고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끈질기게 옵션을 권유했다.  심지어  “다른 사람 다 타는데 고객님 가족만 타지 않느냐?”며 비아냥 대기도 했다. 실갱이에 지쳐  ‘호텔에 들어가 일찍 쉬겠다’고 하자  “함부로 개인활동을 하면 다른 고객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아니냐?”며 훈계까지 했다. 여행을 망쳐버린 김 씨는 여행에서 돌아와 A여행사 측에 항의 했지만  “가이드 개인의 품성의 문제”라며 문제를 회피하고 말았다.

김정선 씨에게 상품을 판매한 A여행사 관계자는 “옵션 권유와 관련된 항의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 여행사는)옵션 권유에 대해 개개인이 받아 들이는 강도가 달라 오해가 있을 수 있는 문제이기에 소양교육을 철저히 하지만 감정적인 면까지 보상해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내 대형여행사의 해외여행 상품에서 아직도 무리한 옵션 강요 관행이 남아 있어 철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해외여행상품의 옵션강요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몇년전만 해도 ‘해외여행과 옵션은 동의어’가 아니냐는 말이 나돌정도로 무리한 옵션 강요 행태가 심각했던 적이 있었다. 

저가 패키지로 여행을 떠나면 수도없이 쇼핑을 다녀야 했다. 손님들이 쇼핑을 많이 하지 않으면 가이드가 만족할때까지 쇼핑센터를 끌고 다니기도 했다. 옵션강요는 차라리 기본이었다.

수상레포츠에서 마사지까지 옵션이 아닌 것이 없었다.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었다. 15불짜리 전신마사지를 30불이나 받는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옵션에 따라서는 원래가격의 10배 이상을 붙여 부르기도 했다. 여행사의 옵션관행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무리한 쇼핑 강요 등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옵션 강요 행태는 근절 되지 못하고 있다.

현지 가이드들이 무리한 옵션을 강요하는 것은 국내여행사와 랜드(현지여행사)사이의 불공정 거래 때문이다. 국내여행사가 랜드사에 현지 행사에 필요한 최저 비용만 지급하기 때문에 가이드들이 자신의 수익을 옵션을 통해 보충하는 악순환의 구조가 관행화 된 것. 이때문에 현지가이드들은 수익을 위해 무리하게 옵션을 강요하게 된다는 것.

문제는 가이드가 무리한 옵션을 강요해도 항의를 하거나 보상을 받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가이드로 인해 불쾌해져서 여행상품을 판매한 국내여행사에게 항의해도 현지가이드의 문제이지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발뺌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대책은 없을까? 

여행전문가 김형렬 (호텔자바 이사)씨는  “여행상품 가격이 올라간다고 해서 옵션권유가 없는 것은 아니고 단지 호텔의 등급이 올라가거나 부대시설 이용이 편해지는 것”이라며  “좀더 자유롭고 편하게 여행하고 싶다면  ‘노옵션 노쇼핑’이라고 명시된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귀뜸했다.

이와 더불어 여행업계 스스로의 자정노력과 여행사와 랜드사와의 선진적인 거래 풍토가 조성되지 않으면 여행소비자들의 불신은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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