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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바 왓슨이 마스터스 연장전에서 보여준 갭웨지 '클러치 샷'. [미국 SI 캡처]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혹자는 2012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의 우승을 결정지은 버바 왓슨(미국)의 연장 두 번째 홀, 두 번째 샷을 ‘창조적인 샷’이라고 평가했다. 좁다란 숲을 20여m 통과하고 볼이 오른쪽으로 30여m 휘어지게 했으므로 그럴 만도 하겠다.
그러나 그것은 프로들 몫이다. 아마추어들 같으면 일단 탈출하는 것이 급선무일 수도 있다. 2012년 마스터스에서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할까.
최종라운드로 돌아가 보자. 2번홀(파5) 알바트로스의 행운을 이어가지 못한 루이 오이스투이젠(남아공)도 화제였지만, 필 미켈슨(미국)과 왓슨의 대비되는 상황이 더 주목을 끈다. 왓슨과 미켈슨은 다 ‘왼손잡이’다.
최종일 선두권이던 미켈슨은 4번홀(파3)에서 트리플 보기로 발목을 잡혀 영영 우승경쟁 대열에 합류하지 못했다. 티샷이 불규칙 바운스돼 숲으로 날아간 것이 사단이지만, 치기 힘든 상황에서 언플레이어블 볼 처리를 하지 않고 샷을 강행하는 바람에 ‘빅 넘버’를 내고 말았다. 그는 자세를 바꿔 오른손잡이처럼 선 후 우드로 꺼내려 했지만 두 번 다 실패했다.
미켈슨은 “언플레이어블 볼 처리를 하려고 해도 드롭할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차라리 1벌타 후 티잉 그라운드로 돌아가는 옵션을 택했더라면….” 이라며 후회했다. 언플레이어블 볼 후 다시 티샷할 경우 더블 보기로 홀아웃할 가능성이 높다. 미켈슨은 왓슨과 2타차로 공동 3위를 했다. 더블 보기만 했더라도 우승경쟁의 여지는 충분했을 것이다.
그 반면 10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두 번째 홀 경기에서 왓슨의 볼은 깊은 숲속에 빠졌다. 위기였다. 그런데도 갭 웨지로 훅샷을 구사해 생애 첫 메이저타이틀을 안았다. 올해 첫 날, 지난해 마지막 날 이 홀에서 그와 비슷한 상황에 빠져 트리플 보기를 한 미켈슨, 로리 매킬로이와 대조적이었다.
왓슨의 성공은 신념과 과감한 도전이 빚어낸 결과이지만 탈출과 실패는 ‘한 끗’ 차이다. 왓슨이 친 볼이 나무에 맞았으면 어떤 결과가 나올 지 단정하기 어렵다.
숲속에서는 프로들도 ‘하이 스코어’를 내는 일이 다반사다. 혹 왓슨의 성공 사례를 보고 깊은 숲속에서 고난도 샷을 구사하려는 아마추어들은 없을까.
그런 사람들에게 두 ‘베테랑 프로’의 경험법칙을 소개한다. 시니어투어에서 활약하는 코리 페이빈은 ‘70% 룰’을 주장한다. 러프에서 탈출하고자 할 때에는 ‘이 상황에서 열 번 시도해 일곱 번 이상 성공할 수 있을까?’라고 자문해보라는 것이다. ‘그렇다’는 확신이 있을 때에만 왓슨처럼 목표를 겨냥하라는 것이다. 아니카 소렌스탐은 그보다 조금 관대하다. 성공확률이 60%이상이라고 자신할 경우에만 직접 공략하라는 것이다.
두 사람의 말에는 ‘성공확률이 그 밑이라면 볼을 안전하게 페어웨이로 꺼내라’는 뜻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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