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호세프 대통령은 9일 미국 방문길에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이같이 지적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미국이 제로에 가까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 투기 자금이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 과도하게 유입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브라질 통화가 강세를 나타내 제조 산업 등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설명이다.
호세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미국의 재정정책은 신흥 국가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은 세계경제의 회복을 견인할 책임을 안고 있기 때문에 달러화 약세를 포함한 보호주의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올해로 취임 2년을 맞이한 호세프 대통령은 환율정책에 있어 글로벌 통화 균형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해 ‘환율 전쟁’이란 단어를 처음 사용하면서 선진국 통화정책을 공개 비난하고 대대적인 환율방어 정책을 펼쳤다.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유로존 재정정책에 따른 손실을 거론하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의 재정정책이 브라질 같은 신흥국에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브라질 경제는 2010년 7.5%보다 현저하게 낮은 2.7% 성장에 머물렀다.
일부 전문가들은 브라질을 포함한 전세계가 미국과 유럽의 경제적 수혜를 입고 있으며 이들 국가가 환율 정책을 펼치는 것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브라질은 미국과 유럽이 글로벌 투자를 조절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작동시키기를 원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FT는 호세프 대통령이 비록 불만이 있지만 양국간 관계 개선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과 미국은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 때부터 중동 및 중앙 아메리카에 대한 정책 마찰로 긴장 관계를 유지했었다.
양국 정상은 이날 환율문제 외에 무역 투자 확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축구대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인프라 사업에 대한 미국 기업의 참여와 교육 개선 및 마약 퇴치 사업 분야의 협력에 합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브라질이 성공적인 스토리를 보여주고 책임감 높은 국가라고 치켜세웠다. 또한 양국의 공동 이익에 대해 공감을 이끌어내고 양국간 무역이 급증한 것 등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켰다. 아울러 미국은 최근 브라질 관광객을 위해 비자발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새로운 영사관을 열 예정이다.
FT는 호세프 대통령이 이같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국제사회에서 브라질의 파워가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브라질 경제는 지속적으로 확장하며 지난해 말 영국을 제치고 세계 6위 경제대국으로 떠올랐다. 이로 인해 경제분야에서 국제적 역량이 개선되고 글로벌 내 지위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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