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노동자 단속피하다 사망하자 인권단체 반발

(아주경제 전기연 기자) 불법체류자 단속 중 한 이주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인권단체가 당국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10일 동해출입국관리사무소와 김해이주민인권센터에 따르면 출입국관리사무소와 동해경찰서 직원 13명은 지난달 27일 오후 7시30분께 동해시 어달동 한 민박집에 중국출신 이주노동자들이 거주하고 있다는 정보에 따라 합동단속에 나서 현장에서 9명을 단속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민박집에서 30m가량 떨어진 I 모텔에 투숙중이던 이주노동자 가운데 3명이 단속 소식을 듣고 모텔 뒤 해안 쪽으로 달아났다가 2명은 같은날 오후 11시40분께 해안초소 경비병에 발견돼 구조됐으나 중국출신 이주노동자 하정욱(XIA ZHENG XU.33) 씨는 28일 오전 9시께 바다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이에 인권센터 관계자는 "외사사범이나 형사사범의 경우에만 사전영장 등을 청구해 현장을 급습,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으나 단순 미등록체류자임에도 무리하게 합동단속을 실시한 점 등은 단속절차의 적법성 시비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국이 충분한 정보 없이, 단속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한 충분한 단속계획도 세우지 않았으며 사후 구호조치도 취하지 않아 인명사고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21일 일본을 경유해 관광비자로 입국한 하씨는 불법체류 상태로 강원도 동해에서 약 4개월 전부터 거주하며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제보에 의해 민박집을 단속하고 나서 철수했는데 인근 모텔에 있던 이주노동자들이 단속 낌새를 채고 달아났다가 변을 당한 것"이라며 단속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