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승리…그래도 MB 레임덕 조기화된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새누리당이 4.11 총선에서 단독과반의석을 확보하면서 압승했지만, 청와대는 암울한 분위기다. 여당의 총선 승리가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힘으로 이뤄낸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이명박 정권은 심판 받았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등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서 여권이 참패한 것은 민간인 불법 사찰 등 현정부의 실책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는 주장이 힘을 받으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박 위원장이 12일 기자회견에서 ‘불법사찰방지법’ 제정 방침을 밝히면서 사찰 정국에 대한 이 대통령의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140여석을 확보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등 야권이 총리실 불법사찰 문제와 이 대통령 측근.친인척 비리 등에 대해서 파상 공세를 벌일 것을 대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은 또 대선을 위해서라도 반값등록금 문제, 각종 복지정책을 놓고 정부를 압박해나갈 방침이다.

새누리당 고위관계자는 “총선에서 국민이 가까스로 과반의석을 만들어준 것은 우리에게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라며 “현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폐지하고 경제민주화와 대기업 개혁 등 공약사항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걸림돌이 된다면 국민을 위해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다”며 “이 대통령도 엄중한 국민의 목소리에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새누리당이 본격적으로 청와대와 거리두기에 나서면 이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스) 현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청와대는 직접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지 않고 흔들림 없이 국정마무리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이명박 대통령인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들과 티타임을 갖고 “이번 선거 결과는 어려울 때일수록 흔들리지 말고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민생문제 해결을 흐트러짐 없이 해야 겠다고 결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남은 임기동안 공직자들은 민생 챙기기를 위해 비상기간이라는 자세로 업무에 임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청와대가 모범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