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남미 쟁탈전 가열… 우리은행 가세로 3파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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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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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이 국내 은행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에 시장을 양분하고 있던 외환은행과 산업은행에 이어 우리은행이 현지법인을 설립하면서 남미 쟁탈전이 가열될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브라질 상파울루 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하기 위한 현지 금융당국의 인가를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오는 7월 영업 개시를 목표로 현재 막바지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는 등 법인 설립을 위한 모든 일정이 완료됐다”며 “7월에는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지역은 외국계 은행들이 진출하기 까다로운 곳으로 정평이 나있다.

외환은행과 산업은행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덕분에 현지법인을 설립할 수 있었다.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한 방한 기간 중 당시 재무장관에게 “산업은행의 법인 설립을 연내에 마무리하라”고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이번 우리은행의 법인 설립도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지원을 요청한 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이 브라질 현지법인 설립에 성공하면서 외환은행과 산업은행, 우리은행 간의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브라질 시장은 외환은행과 산업은행이 양분하고 있다. 이는 남미 핸드폰 및 가전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과 LG의 기업금융 물량을 두 은행이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은 삼성, 산업은행은 LG의 기업대출 및 예금 대부분을 취급하고 있다.

두 은행은 우리은행의 등장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우리은행이 삼성과 LG의 주채권은행이기 때문이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외환은행과 산업은행이 각각 삼성과 LG의 후광에 힘입어 브라질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지만 우리은행이 진출하면서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며 “우리은행이 주채권은행 지위를 활용해 삼성과 LG의 기업금융 물량 중 상당 수를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우리은행의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남미 시장 내 영업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법인 설립 이후에는 현지 은행 인수합병(M&A)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남미 지역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스페인 BBVA 은행의 곤살레스 회장과 브라질 시장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 금융권 인사는 “브라질은 이머징마켓 중에서도 가장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데다 국내 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해 수익성이 보장된 지역”이라며 “현지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이 과당 경쟁을 피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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