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경선룰 갈등…‘박근혜 vs 비박(非朴)’ 전면전 가나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새누리당이 오는 12월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의 규칙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이 점차 심화되는 모습이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현 경선 규칙 변경에 부정적 입장을 확실히 하면서 당내 다른 ‘잠룡’인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 등 이른바 ‘비박(非朴)계’의 박 위원장에 대한 공세가 심화되고 있다.

박 위원장이 “경기의 룰에 선수가 맞춰야지, 매번 선수에게 룰을 맞추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자 비박계가 강하게 들고 일어선 것.

대권 출마 선언과 함께 현재 비박 연대에 선봉에 서 있는 김 지사는 24일 “박근혜 위원장 자신이 이회창 총재가 압도적 대세이던 지난 2002년 당시 경선 룰을 고치자고 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한나라당을 탈당했다”며 “그런 경험과 자신의 요구를 다 잊어버린 듯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박 위원장을 정면 공격했다.

그는 “경선 규칙을 고치는 것이 정치개혁, 정치선진화의 핵심”이라며 “과거에 만들었던 규칙만 지켜라고 말하는 것 보다 우리가 국민들의 민심에 따르는 정치개혁을 하는 것이 더 올바른 자세“라고 ‘완전국민경선제’의 도입을 거듭 주장했다.

전날 정 전 대표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선수가 룰에 맞춰야 한다는데, 정치인은 시대변화에 맞춰야 한다”며 “변화를 두려워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발상”이라고 박 위원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정 전 대표는 특히 국회의장과 당대표, 원내대표가 모두 내정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언급하며 “특정인의 그늘에 가려 새누리가 독립성과 생명력을 잃어간다면 우리가 바라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며 작심한 듯 박 위원장에게 날을 세웠다.

그럼에도 친박(친박근혜)계에서는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는 모습이다.

친박계인 김재원 당선자는 이날 “영남지방에서는 새누리당 경선에만 참여하고 호남지방에서 민주통합당 경선에만 참여한다면 정당의 꼴이 뭐가 되겠느냐”며 “그래서 이제 각 지역별로 대의원 수를 인구비례에 맞춰서 23만 표 정도로 해서 지금 선거인단을 만들어서 경선에 나선 것”이라고 현 경선룰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정 전 대표의 경우 오는 29일 대권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고, 이재오 의원의 경우 내달 10일께 대권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진 만큼 향후 박 위원장과 이들의 갈등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