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트럼프 압박에도 금리 5연속 동결…위원 2명, 파월에 맞서 인하 주장

  • 연준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 여전히 높아…4.25~4.50%로 동결"

  • 트럼프 "금리 내려야 한다…내가 전화했을 땐 늦었지만 9월엔 내릴 것"

  • 파월 의장 "제한적 통화정책 여전히 적절…9월 금리 인하 여부는 미정"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행 4.25~4.50%로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된 금리 인하 요구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5회 연속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미국과 한국 간 기준금리 차는 상단 기준 2.0%포인트(p)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연준은 금리 동결 결정의 배경에 대해 "최근 지표들은 상반기에 경제활동의 성장세가 둔화했음을 시사한다"며 "(미국의) 실업률은 여전히 낮고 노동시장은 견조하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다소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연율 3.0%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민간 수요는 둔화세를 보였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관세정책의 인플레이션 파급 우려도 금리 인하를 막은 주요 배경으로 분석된다.
 
이번 FOMC에서는 제롬 파월 의장을 포함해 12명의 위원 중 9명이 금리 동결에 찬성했다. 반면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동결 결정에 반대했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는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FOMC에서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연준 이사회 이사 7명과 지역 연방은행 총재 5명(지역 연은 총재 12명이 돌아가면서 표결)이 참여한다. 연준 이사 2명이 동시에 소수 의견을 낸 것은 1993년 이후 32년 만이다. 또한 FOMC 위원 중 복수의 반대 의견이 나온 것도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6월 FOMC에서는 위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을 지지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통해 국채 이자 부담을 줄이고 경기부양 효과를 노려왔지만, 연준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의를 앞두고 파월 의장의 거취 문제까지 거론하며 강한 압박에 나섰다. 24일에는 연준 본부를 깜짝 방문해 과도한 예산 투입 문제가 제기된 개보수 현장을 둘러보는 등 이례적인 행보도 보였다.
 
이날도 FOMC 결과가 나오기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아(SNS) 트루스소셜에 GDP 성장률을 언급하며 파월 의장에게 "금리를 지금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이 나온 뒤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가장 부유한 경제를 갖게 될 것이다. 우리는 금리를 내려야 한다"며 "오늘 (연준) 회의가 있다는 데 내가 전화했을 땐 이미 늦었었다. 9월엔 내린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이날 FOMC 결과 관련 기자회견에서 금리 동결에 대해 "저와 대부분 위원은 제한적인 통화정책이 부적절하게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지 않으며 완만하게 제한적인 정책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9월 회의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으며 9월 (FOMC) 회의를 앞두고 우리가 얻는 모든 정보를 고려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를 주기를 자제했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관세 정책과 관련해 "동시에 해결해야 할 많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그 과정의 끝이 매우 가깝다고 느끼지 않는다"라고 말해 연준의 관망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연준 이사 2명이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의장 압박에 동조한 것을 고려하면 오는 9월 중순 열릴 차기 FOMC에서는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한 기준금리가 작년 12월 이후 9개월 만에 인하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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