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쇼핑센터' 대기업 꼼수에 서민들만 속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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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0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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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진오·이규하 기자) 정부와 대기업간의 '웃지못할' 숨바꼭질에 서민들만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유통 재벌들이 사업 확장 및 규제를 피하기 위해 편법을 일삼고 있는데도 정부 당국은 여론의 행방을 살피며 답답한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1일 정부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경남 진주의 홈플러스가 의무휴업을 규정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를 피하기 위해 개정조례 시행 1주일만에 대형마트에서 쇼핑센터로 매장 등록의 변경을 추진하면서 주변 상인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현지 상인들은 홈플러스의 등록 변경 추진은 정부의 의무휴업 방침을 피하기 위한 '얄팍한 꼼수'로 밖에 볼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대규모 점포에는 대형마트와 백화점, 쇼핑센터, 전문점 등이 포함되는데 영업규제 조례가 적용되는 곳은 대형마트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주상복합건물이어서 대규모 점포가 대형마트로 등록돼 있는 것은 관련법상 분류에 맞지 않다"며 변경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키를 쥐고 있는 진주시는 여론 등을 감안해 일단 변경을 허용하기 힘들다는 설명이지만, (변경 추진이)법리상 틀리지 않고 기업과의 상생발전 등을 고려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자체가 대기업의 눈치를 보는 사이 홈플러스 화성 동탄점, 고양 킨텍스점, 고양 터미널점, 분당 오리점, 야탑점 등 5개 점포가 등록 변경을 추진하고 있으며, 안양점, 하남점, 부천 상동점 역시 등록 변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미원'으로 잘 알려진 대상은 계열사인 '대상 베스트코'를 통해 최근 식자재 전문마트를 잇따라 오픈하면서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의 수요를 위협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대상 베스트코는 전국에 38개의 지사를 두고 있으며, 기관 구내식당업으로 등록돼 있어 유통산업발전법의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다.

특히 지역 업체를 그대로 인수해 영업을 하다가 수개월 뒤에 베스트코 브랜드로 명의를 변경하는 수법으로 사업 확장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한 상인은 "재벌 기업이 이렇게 비 신사적인 행태로 진출해 지역 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강력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대구 등 상인들과 마찰이 심한 지역에서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가 사업조정제도를 통한 조율에 나서고 있지만 최종 결론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통 재벌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틈새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당국은 여전히 느긋한 행보다.

최근 유통업계의 감시자로 전면에 나선 공정거래위원회는 "불공정행위를 단속하거나 제재하는 것은 공정위 소관이지만, 대형마트의 편법 등에 대한 모니터링은 지식경제부가 할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지경부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등록변경 추진은 우선적으로 지자체가 판단하겠지만, 결국 허용을 안할 것으로 본다"며 "추이를 살펴가면서 대응책을 세우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중기청 관계자는 "대상 건을 놓고 사업조정제도의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지만, 지역 상인들과의 합의점을 찾으려면 최소 1~2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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