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대 싱크탱크 중 하나인 SRI인터내셔널의 커티스 칼슨 최고경영자(CEO)는 성공적인 경영혁신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이는 곧 혁신에 있어서 직원들과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준다.
과거와 같이 CEO들이 독단적으로 판단하고 명령하는 시대는 지났다. 수많은 양의 정보를 CEO 한 사람이 소화해내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에 맞춰 조직 구성원들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소통’해야만 조직의 혁신이 가능하다.
공기업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동안 공기업은 방만 경영 사례 및 조직 내 비리 사건이 쉴 틈 없이 제기되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여기에는 관료화·조직화된 구조 내에서의 조직원간의 불통이 주된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이처럼 끊임없이 공기업 혁신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시류에 발맞춰 공기업이란 조직의 틀을 과감히 깨고 소통의 칼을 꺼내든 3명의 CEO가 있다. 박재순 농어촌공사 사장, 장태평 한국마사회 회장,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공사 사장이 바로 그들이다.
◆박재순 농어촌공사 사장 '현장에 답이 있다'
박재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전라남도에서 9급 공무원부터 시작해 40여년간 행정업무를 수행해 왔다.
가장 낮은 직급부터 시작해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상하를 막론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데 항상 적극적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취임과 함께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현장경영, 감성경영, 소통경영을 주요 경영 방침으로 제시했다.
이어 취임 후 6개월 동안 전국의 지역본부와 지사, 사업현장을 방문해 업무현황을 직접 확인하고 직원들과 대화시간을 마련, 현장의 농어민들과 직접 대화하며 공사가 농업인들 편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울러 현장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3개월 동안 전국의 각 부서 직원들을 모두 만나 건의사항을 듣고 공사의 발전방향에 대해 격의없이 토론했다.
박 사장은 “국민에게 사랑과 신뢰를 받는 가장 중요한 길은 바로 현장경영이라고 생각 한다”면서 “현장에 답이 있기 때문에 전국에 조직을 두고 있는 공사의 경영을 위해 현장을 돌아다니며 소통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장태평 마사회 회장 '소통으로 마사회 재도약 일궈내'
장태평 한국마사회 회장은 지난해 부임이후 '수익창출·비용절감·성과중심'이라는 세 가지 모토를 내세워 ‘KRA Work Smart’라는 신 개념 경영혁신을 추진해 오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을 역임한 30년 정통 경제관료 출신 이미지와는 다르게 장 회장이 내건 경영혁신의 핵심동력은 직원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한 리더십이다.
이른바 ‘소통 리더십’을 통해 성과중심의 기업문화를 장착, 업무의욕을 고취시키는 동시에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자발적인 업무추진을 유도한다는 게 장 회장의 지론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장 회장은 ‘스마트워크데이’를 마련해 직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진행되는 ‘스마트워크데이’는 초빙 강사 특강, 전직원 학습동아리 참여, 부서간 토론 및 워크샵 등을 통해 소통 강화는 물론 직원들의 친목 도모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밖에 직급별, 부서별 다양한 의사소통의 활성화를 위해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직원간의 미팅을 정례화 함으로써 부서 간 소통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같은 소통경영을 바탕으로 장 회장은 기존 마사회의 주력 사업인 경마 외에도 승마를 통한 레저 문화의 저변 확대 및 말고기 생산 등 사업 다각화를 적극 추진하며 정체를 보였던 조직 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김재수 aT 사장 과감한 '소통 경영' 솔선
김재수 농수산물유통공사(aT) 사장 역시 지난해 취임 직후 소통 경영에 가장 큰 역점을 뒀다.
김 사장의 경영방침은 ‘소통의 리더십’을 통한 가치 공유 체계의 운영 이다.
취임 후 직급별로 사장과의 대화 시간을 마련해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한편 본인이 직접 특강을 해 자신의 경영 방침을 전파하기도 했다.
특히 권위적인 사장의 모습을 파괴하고 직원들과 피부로 소통하기 위해 개인 메일을 개방하는 한편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통해서도 직원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는 등 ‘소통 경영’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 매월 생일을 맞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축하행사를 개최, 직원들과 격식 없이 대화를 나누는 등 조직원들의 사기진작 및 애사심 고취를 위해서도 사장이 직접 나서고 있다.
한편 김 사장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오는 10일‘가족행복 데이’를 개최, 직원들 가운데 효자·효녀 및 다자녀 직원을 선발해 포상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조직원들의 화합을 도모하고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 및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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