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4월 물가가 안정세를 보여 경기부양책을 사용할 토대가 마련됐다. 2010년 말부터 빚어졌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중국은 긴축정책을 펴왔고 지난해 말부터 물가상승률이 서서히 떨어지는 효과를 발휘했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기 대비 3.4% 상승하는데 그쳤다. 지난 3월 상승률인 3.6%에 비해 0.2%포인트 낮은 수치며, 3.3% 전후로 나타났던 시장 예상치와 유사한 수준이다.
◆물가안정, 4분기 인플레 전망도
4월 중국의 물가 상승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은 역시 식품으로 야채가격이 27.8% 오르고 수산물 가격이 11.5% 상승하는 등 식품가격은 전체적으로 7.0% 높아졌다. 지난해 중국 물가상승을 주도했던 돼지고기값은 5.2% 올라 비교적 안정세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됐다.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동기 대비 0.7% 하락했다. 중국의 PPI는 지난 3월에 0.3% 하락한데 이어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PPI는 장기적으로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PPI하락으로 인해 중국의 물가상승 우려가 완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이로써 단기간에 물가가 재차 급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경기진작을 위해 제한된 폭 내에서 지준율 인하 등 유동성 조치를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유동성완화가 물가상승을 부채질하는 부작용이 있기에 당국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3분기 중에 3%이하로 떨어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4분기에 다시금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정책당국의 선택을 주저하게 하고 있다.
◆수출 수입 예상밖 부진
물가보다 더 큰 문제는 중국 국내경기와 수출경기가 모두 좋지 않다는 점이다. 정권교체기에 진입하면서 거시경제 부진이 수반되고 있어 구조조정의 속도를 일정부분 조정하면서 단기 경기진작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4월까지 수출입 총액은 1조1671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6% 증가에 그쳤다. 수출(5932억달러)은 6.9% 증가했고 수입(5739억달러)은 5.1% 증가했다. 무역수지 흑자액은 193억 달러였다. 이 중 4월 수출입총액은 3080억달러로 증가율은 2.7%에 불과했다. 수출은 1632억달러로 4.9% 증가했지만 수입은 1448억달러로 0.3% 늘었다. 이같은 수출입 수치는 기대치를 큰 폭으로 밑도는 수준이다. 4월달의 무역현황은 중국 당국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수출 증가율은 시장 기대치가 8.5%였지만 실제로 4.9%에 그쳤고 수입 증가율(0.3%)은 시장 기대치(10.9%)가 무색할 수준이었다.
1~4월 일반무역 수출입액은 6170억달러로 6.8% 증가했고 이 가운데 수출(2802억달러)과 수입(3367억달러) 증가율이 각각 7.3%와 6.5%였으며, 무역수지는 564억달러 적자였다. 이에 반해 가공무역 수출입액은 4129억달러로 3.3% 증가했고 이 가운데 수출(2661억달러)과 수입(1468억달러) 증가율이 각각 5.3% 증가와 0.3% 감소를 기록하며 1192억 3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국가별로 1~4월 중-EU 교역액이 0.3% 증가했고 중-일 교역액은 1.5% 감소했다. 대미교역과 대아세안 교역은 각각 9.2%와 6.7% 증가했다.
◆통화정책, 재정정책 쏟아내나
EU와 일본에서의 경기부진으로 인해 가공무역이 줄었음을 알 수 있다. 이밖에도 중국 내 임금 및 원자재 등 수출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가격경쟁력이 약화된 측면도 있다. 수입의 경우 가공무역에 비해 일반무역이 크게 부진한 점에서 중국 내수부족 현상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중국 정부는 당초 예정했던 수출입 안정책과 성장 안정책을 앞당겨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출입기업 금융지원, 환율조정, 수출증치세율 조정 등의 조치가 예상되며 지준율 조정 등 유동성 확대조치가 예상보다 빨리 나올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적으로는 수리, 전력, 환경, 통신, 보장형 주택, 중서부 프로젝트 등 정부투자사업이 속속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교통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티 롄핑(連平)은 "유럽 위기 등이 지속되면서 신흥시장 경제도 성장속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으며 수출 환경도 갈수록 나빠져 중국의 교역증가율은 당분간 저조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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