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신당권파는 이들이 사퇴를 거부할 경우 출당 조치까지 내릴 계획이라,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낸 셈이다.
혁신비대위는 또 중앙위 폭력사태 진상조사위를 공식 구성하고 2주 내에 조사를 마치고 징계 등 후속 조치에 착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석기 당선자 등 구당권파는 "출당은 분당 시나리오"라고 반발하며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500여명의 당원으로 구성되는 '당원비대위' 출범을 강행할 태세여서 신당권파와 구당권파의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합진보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민주노총이 전날 회의에서 조건부 지지철회를 결정하면서 경선비례대표 전원 사퇴를 중심으로 한 중앙위 결의 혁신안 실행을 요구한 것이 신당권파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혁신비대위 이정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퇴의사를 표명하지 않는 4명의 경선 비례대표 후보들에게 무작정 시간을 줄 수 없다”며 “오는 21일 오전 10시까지 비례대표후보자 사퇴신고서를 제출하도록 문서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구당권파의 ‘당원비대위’ 추진에 대해 “초기에 혁신비대위 참여를 타진하다 이제와서 불법 운운하며 당원을 분열시키고 있다”며 “당의 주요 인사인 시도당 위원장들은 당의 근간을 흔들고 분열시키는 해당행위를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신당권파는 이날 이홍우 혁신비대위원을 위원장으로 하고 김성현 경기도당 위원장 등을 위원으로 하는 중앙위 폭력사태진상조사위를 구성하고 △의장단에 대한 폭력행사자 △단상점거자 △회의 진행 물리적 저지자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또 이날 권태홍 비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통합인사위를 구성해 전체 당직자들을 팀제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의 체제 정비를 위한 인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의엽 정책위의장 등 공동 정책위의장 3명과 우위영 대변인은 사임했다.
혁신비대위는 또 조영선 변호사와 작가 서해성씨를 비대위원으로 영입했다.
이 대변인은 민주노총의 조건부 지지철회를 지적하며 “혁신안에 반대하는 분들은 80만 민주노총 조합원과 1600만 노동자의 지지없이 진보정당의 생명력은 유지될 수 없는 만큼 이 엄중한 요구 앞에서 힘을 모으자”고 요구했다.
시도당 공동위원장 30여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혁신비대위 지지를 선언했다.
이에 맞서 구당권파는 사무총국 당직자, 도당위원장, 지역위원장 및 지역위원회 사무국장 등 당내 대표성이 있는 당원 500명 이상이 참가하는 당원비대위를 내주초 출범시키기로 하고 세규합에 돌입했다.
구당권파는 이번 내분사태에서 당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당원들이 철저하게 소외됐다고 판단하고 이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당원토론회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상규 당선자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석기 당선자 등에 대한 출당 검토는 당이 분당될 수 밖에 없는 시나리오”라며 “이번 사태 발생 초기부터 계속 그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는 “부정 경선의 정치적 책임은 선관위원장이나 당대표가 지는 것이 보통”이라며 “여론몰이에 휩쓸려서 비례대표 당선자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당선자는 “전자투표에 대한 논란은 차치해도 중앙위 결의가 신당권파측의 중요한 정치적 의사”라며 “신당권파와 구당권파의 요구를 놓고 잘 합의해서 당을 수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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