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총리실은 18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그리스에 내달 총선을 실시할 때 유로존 탈퇴에 관한 국민투표를 동시에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가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디미트리스 치오드라스 정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메르켈 총리가 통화에서 파풀리아스) 대통령에게 다음달 총선과 함께 얼마나 많은 국민이 유로존에 남아있기를 희망하는지를 묻는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는 게 어떻겠냐는 생각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민투표는 새로 구성된 그리스 과도정부의 권한 밖의 일이기 때문에 “명백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현 과도정부는 6월 17일로 예상되는 총선만 관리할 수 있을 뿐 국민투표에 관한 권한은 없다는 것이다.
그리스의 일부 정당들은 메르켈 총리의 제안이 주권 침해라고 반발하고 있다.
보수 계열인 신민당 당수 안토니스 사마라스는 “메르켈의 제안은 유감스럽게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으며 급진좌파 연합인 시리자의 대표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메르켈이 그리스를 피보호국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독일은 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즉각 성명을 내고 “오해”라며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독일과 그리스 양국관계는 최악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그리스 국민들은 독일이 구제금융 조건으로 강력한 긴축을 요구하자 반독 감정이 고조된 상태이며, 독일 국민은 “왜 우리 세민으로 그리스를 도와야 하냐”며 그리스 지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거센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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