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 '성장과 긴축 균형’ 입은 모았지만 구체적 해법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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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2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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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재욱 기자= 긴축 정책을 주도해온 독일의 양보로 주요 8개국(G8) 정상들은 19일(현지시간) 유럽 채무위기를 해소할 방법으로 ‘성장’을 택했다. 하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번 회의에서 도출된 내용을 얼마만큼이나 이행할지 여부는 분명치 않다. 구체적인 해법이 제시되지 않은 것도 이번 회담의 한계로 지적된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G8 정상회의에서 "성장과 긴축은 서로 균형을 이뤄야 한다. 성장과 지출 증가는 분리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양 실타래를 풀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며 그간 보여온 긴축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메르켈 총리는 이어 일각에서 제기한 독일과 프랑스의 불화설에 "양국은 다른 위치에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어 "유로존 재정통합과 성장은 동전의 양면"이라며 "양국은 예산균형을 맞춰 재정규제와 성장을 동시에 이뤄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가 얼마큼 양보할지는 미지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G8이 공동 성명을 채택했지만 회의 참석자 간에 이견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FT는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의 말을 빌려 메르켈 총리가 성장을 위해 ‘유로존 리더들이 더 노력해야 한다’는 부분에 난색을 표했다고 전했다.

이런 점에서 당장 내주 열리는 유럽연합(EU) 비공식 정상회담은 향후 형세 판단의 가늠쇠가 될 전망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23일 열리는 EU 비공식 정상회담에서 단일 유로채권 발행을 제의할 예정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성장을 위해 모든 방안을 열어두고 있다"면서 "다음주 회의에서 유로채권을 언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올랑드 대통령은 독일에 유로채권를 찬성하라고 요구했다. 또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국 채권을 직접 매입하는 방안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두 가지 방안 모두 반대 입장을 취해왔다.

한편 G8 정상회담이 처음부터 '성장'기조를 채택할 것은 자명했다는 의견도 많다. 영국의 선데이텔레그래프는 이번 G8 회담에 참가한 메르켈 총리가 '깍두기(isolated figure)' 대접을 받았다며 메르켈 총리는 이날 정상 가운데 유일하게 긴축 입장을 취했다고 전했다. 메르켈의 우군이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최근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뒤 성장 기조로 선회한 분위기다. 선데이텔레그래프는 "이 상황에서 메르켈이 받았을 압력을 생각해보라"고 지적했다. 인디펜던트지는 "G8 성명에서 '성장'이란 단어는 10번 넘게 언급된 반면 메르켈이 주장해온 '긴축'은 단 3번 입에 올랐을 뿐"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G8 정상회담이 말의 성찬으로 끝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데이 타임스는 "이번 G8 회담에서 도출된 구체적인 조치는 아무것도 없었다"면서 "현재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유럽을 두고 G8 정상은 '옹알이'만 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웨인 스완 호주 부총리 겸 재무장관도 "유럽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올해 0.75% 마이너스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완 장관은 "지속적이고 일관된 정책이 수반되지 않으면 재정 적자, 예산 불균형을 해소할 수 없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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