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동성은 지금> 보따리상 2천여 명 “이제 떠나야 하나”

중국 항만통관 규제강화로 보따리상 전체 휴업<br/>‘점점 낫아지겠지’란 기대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어

아주경제 칭다오 최고봉 통신원= “한국으로 나가는 물건이 있어서 배를 타지만 돌아올 때는 번번히 빈손으로 돌아오게 돼서 적자로 빚만 쌓이고 있습니다. 다들 ‘점점 좋아지겠지’라는 기대로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티고 있습니다”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5년차 보따리 무역을 하고 있는 소상공인 박모씨는 “지난 10일부터 시행된 ‘중화인민공화국 세관본부 공고 18호’ 엄격한 심사 때문에 ‘반타작 무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타작 무역이란 ‘왕복 승선권을 구입해 한국에 나갈 때는 일을 하고 중국에 들어올 때는 일거리가 없어 논다’는 뜻으로 최근 보따리상 사이에서 유행어처럼 퍼지고 있다.

박 씨는 그 동안 관계했던 업체들이 계속해서 일거리를 주고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일거리가 있는 것이 더 큰 부담이다. 거래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오더를 받지만 중국에 들어올 때는 빈손으로 들어와야 하기에 뱃삯만 계속 버리는 꼴이었다.

옌타이(煙台)-인천 선박여객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중한륜도의 김파 부장은 중국 세관이 지난 10일부터 칭다오(靑島), 옌타이(煙台), 웨이하이(威海) 등 산동(山東)성 내 항구를 이용하는 선박의 통관절차를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세관은 지난 2002년 8월에 ‘중화인민공화국 세관본부 공고 18호’를 발표해 최근 한국과 중국 항로의 선박회사 보따리상에 대한 심사를 엄격히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공고 18호’에 따르면 15일내로 출입국을 2회 이상인 여객이 면세로 가져올 수 있는 물품은 담배 100개피, 시가 25개피로 제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를 포함한 대부분의 물건을 가지고 입국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산동성과 한국을 오가며 생계를 이어가던 2천여명의 보따리상은 일거리가 없어져 세관의 정책이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피해를 받는 이들은 보따리상 뿐만이 아니라 국 세관의 통관 수속 강화로 보따리상들이 점점 설 곳을 잃고 있는 가운데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