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기고> 경찰 초심과 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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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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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환 경찰청 대변인실 소통담당·시인 = 온 국민을 경악하게 한 수원 살인사건 등은 경찰의 어두운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부실의 징표였다. 연이은 유착비리로 경찰 전체가“신뢰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런데 초심을 찾으려 지도와 빽빽이 박힌 나침판 숫자를 보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는 경찰의 모습으로 비춰져서는 곤란하다.

강태공(姜太公)이 제(齊)나라 영구(營丘)에 봉해져 계속해서 오대(五代) 에 이르기까지 살았으나 주(周)나라에 와서 장례(葬禮)를 치렀다. 수구초심(首丘初心) 여우가 죽을 때에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 쪽으로 바르게 하는 것은 인(仁)이다.

초심(初心)은 처음 초(初), 마음 심(心)이다. 무슨 일을 시작할 때 처음에 먹은 마음이다. 사람이 초심을 신선하게 지니기란 힘들지만, 타성에 빠질 때면 항상 처음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 초심을 지키는 것은 마치 자연을 사랑하는 순수, 사심(私心) 비우고 배우고 정진하며 깨닫고자 하는 겸허, 국민이 위급할 때 경찰 가족처럼 여기는 헌법정신이 아닐까. 겨우 초심을 찾았다 하더라도 영원히 잃지 않기 위해서는 헌법 제7조 실천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이 계속 되어야 한다. 그 전제조건은 경찰 초심을 유지보수하며 국민이 좋아하는 감성을 갖추며 잘못 했을 때 스스로 참회할 때 새롭게 나가 갈 수 있다는 뜻이다.

쇄신(刷新)은 인쇄할 쇄(刷), 새 신(新)이다. 나쁜 폐단(弊端)을 줄이고 좋게 하고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롭게 하는 것을 말하는데 분위기, 풍토 등 경영의 내실화를 다지기 위해 조직 개편 및 인사를 단행하는 것도 포함된다. 정책쇄신론은 기존의 정책이나 법률·조직·예산 및 사업 활동이 없는 정부가 이전에 개입하지 않았던 분야에 개입하기 위해 새로운 정책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경찰 초심이 흔들리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 범죄로부터 위험해질 수 있다. 분골쇄신(粉骨碎身)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진다는 말이 있다. 경찰은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하고 국민을 위하여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초심 찾는 기초와 근본으로 경찰 쇄신동력을 추진하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 첫째, 잔존하는 부정부패 비리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 둘째, 국민 안전을 위한 윤리치안 시스템 구축이다. 112 위치추적법에 따른 종합대책을 수립·시행, 시민과 협력치안 강화를 통해 범죄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셋째, 사회적 약자와 서민생활 보호를 위해 학교폭력 해결 및 여성·아동·장애인 등 안전 서비스를 강화하고, 영세상인 갈취, 불법 사금융 범죄를 척결해야 한다. 넷째,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경찰관 역량강화 및 활기찬 직무풍토 조성을 위해 소통의 리더십으로 자율과 책임을 지녀야 한다. 다섯째, 교육개혁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찰쇄신의 기반을 다져나가야 한다.

국민은“경찰이 무능하다.”,“경찰은 믿을 수 없다.”고 실망하며 따끔하게 질책하고 있지만, 그 바탕에는 경찰에 대한 관심이 깔려 있다. 경찰청장 취임사에서 쇄신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기 시작했다. 국민의 신뢰는 경찰에게 있어서 생명줄과 같은 것이다.

숭고한 초심으로 정정당당하게 법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문화 쇄신 의지를 통해 경직성을 바꿔야 최고의 치안전문가가 될 수 있다. 아울러 경찰은 대한민국 헌법 제7조를 되새겨야 한다.‘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의 직무 범위도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 경비·요인경호 및 대간첩작전수행, 치안정보의 수집·작성 및 배포, 교통의 단속과 위해의 방지,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 이다.

경찰은 오른손을 펴고 선서를 통해 입문하였다. 금방 일선에 배치된 후배 경찰부터 내일 퇴직을 앞둔 선배 경찰까지“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경찰이 되겠습니다.”기본을 다시금 되새긴다. 거짓 초심과 쇄신은 포장 할 수 없고 소통 혹은 관통 할 수 없다. 긴박한 순간에도 정신줄 놓지 않고 결연하게 경찰 본연의 임무와 사명을 실천할 때 국민은 마음 편하게 발 뻗고 팔 펴고 꿈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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