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캠퍼스를 점령하라"…대학 고객 유치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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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3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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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신한은행 강세 속 국민은행 맹추격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 입사 7년차 직장인 이재민(34)씨는 대부분의 은행 거래를 A은행과 하고 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발급은 물론 결혼 후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때도 A은행을 찾았다. 이씨는 회사의 양해를 얻어 급여통장도 B은행에서 A은행으로 변경했다. 이씨와 A은행 간의 유대관계는 이씨가 대학에 입학한 1990년대 말부터 형성됐다. 학생증카드 발급을 위해 처음 찾았던 A은행이 이씨의 평생 거래 은행이 된 것이다.

은행권이 대학 고객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교직원 급여이체나 등록금 수납 등을 통해 영업기반을 확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많은 대학생들을 잠재적인 고객층으로 편입시킬 수 있다는 ‘일석이조’의 효과 때문이다.

현재 판도를 보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한발 앞서 있는 가운데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추격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이 대학 내 입점 경쟁을 벌이는 ‘캠퍼스 대전’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은 대학 내 점포를 보유한 곳은 우리은행이다.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중앙대, 포항공대, 한국외대 등에서 31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신한은행은 한양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등 24개의 대학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고려대 등 15개 대학에서 5개의 점포와 10개의 출장소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최대 영업네트워크를 보유한 국민은행이 보유한 대학 내 점포는 9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대학 고객 유치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국민은행이다. 우량고객 확보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대학 등 기관고객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9개 점포 가운데 4개를 지난해 이후 유치했다. 국민은행이 더욱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은 주거래 협약 체결이다. 대학과 주거래 은행 협약을 체결하면 교직원 급여이체, 등록금 수납, 운영자금 관리, 학생증카드 발급 등 대부분의 금융거래를 독점할 수 있게 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동국대, 서울교대 등 무려 12개 대학과 주거래 은행 협약을 맺는 성과를 일궈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은 주거래 은행 협약을 체결한 곳이 국민은행보다 2~6배 가량 많지만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서울대와 연세대, 동국대 등 일부 대학들은 복수의 은행과 주거래 은행 관계를 맺고 있어 은행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은행권 영업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대학 고객 유치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 고객들은 웬만하면 주거래 은행을 바꾸지 않는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영업 확대가 여의치 않은 가운데, 전통적인 수익사업이었던 주택담보대출도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충성도가 높은 젊은층 고객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대학생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급여통장 개설, 신용 및 주택담보대출, 카드 발급, 보험 및 펀드 가입 등 모든 금융거래를 은행과 하게 된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잠재적 고객층인 대학생 고객을 확보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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