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탓에 잦아지는 부녀자 납치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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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3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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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경제난이 이어지면서 '한탕'을 노릴 수 있는 납치·유괴 사건이 잦아지고 있다. 특히 여성을 인질로 삼아 가족에게 금품을 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절도, 성폭행에 살인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여성 납치 범죄는 '돈·성·여성'이라는 3요소를 갖추고 있어 범죄자가 유혹에 빠지기 쉬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30일 여성을 납치하고 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로 강모(36)씨와 윤모(36)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또 범인들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죄은닉)로 윤씨의 애인 신모(3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초등학교 동창인 강씨와 윤씨는 각각 8500만원과 4000만원의 빚에 허덕이다 납치를 통해 ‘한탕’할 것을 결심했다.

이들은 지난 2월7일 오전 1시30분쯤 마포구 관내 길가에 주차 중인 A(41·여)씨를 납치한 뒤 경기도 일대로 14시간가량 끌고 다니면서 지인에게 현금 100만원을 가져오게 하는 등 103만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윤씨는 호프집이 잘 안 돼 4000만원을 빚져서, 강씨는 개인택시 구입 등을 위해 8500만원을 대출받은 뒤 빚 독촉에 시달리다 납치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광주 서부경찰서도 지난 29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부녀자를 납치해 금품을 빼앗은 2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또 지난 20일 구인광고를 보고 연락한 여대생을 납치해 몸값을 뜯어낸 일당 2명을 붙잡았다.

이와 더불어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김동현(28)씨 등 2명이 지난 26일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벤츠를 타고 귀가하던 여성을 납치하려다 현행범으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같은 잦은 납치 사건은 최근의 경제난과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경찰청에 따르면 '약취유인범죄' 중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는 2007년 103건에서 2008년 183건, 2009년 235건으로 증가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제가 휘청거렸을 때 납치 사건도 덩달아 급증한 셈이다. 2010년부터 발생건수가 다소 줄었으나 매년 200여건이상이 발생하면서 2008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납치 예방을 위해 "사회적 안전망 구축과 함께 범죄 예방 차원의 환경 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어두컴컴한 골목길, 버스 정류장의 조명을 밝히고 경찰 순찰 사각지대를 없애며 가로등과 가로수를 정비하는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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