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즈(FT)는 7일 한국이 유럽연합(EU)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해 발효되면서 관세가 철폐된 유럽산 원유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유사들은 그동안 북해산 브렌트유를 살 때 지불했던 3%의 관세가 없어지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수입 규모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그동안 불순물 함량은 높지만 가격이 저렴한 두바이유를 주로 구입했다.
그러나 이란을 비롯한 중동 지역의 정치적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두바이유 가격이 상승하자 대체 원유로 북해산 브렌트유로 눈길을 돌렸다. 마침 관세마저 철폐되며 가격까지 저렴해지자 북해산 브렌트유로 수요가 몰린 것이다.
이로 인해 유럽연합(EU)은 경제난으로 원유 수요가 부진했지만 브렌트유 가격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FT는 주장했다. 이번주 초만해도 브렌트유는 배럴당 95.64달러로 15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했으나 지난 6일 배럴당 100달러선을 회복했다.
FT에 따르면 한국정유사들은 지난달에만 300만배럴 포티스유를 수입했다. 이는 포티스유의 총 생산량인 1140만배럴 가운데 26%를 차지하는 규모다. 또한 한국 정유사들은 이미 6월분 200만배럴 포티스유를 예약했으며 100만배럴을 추가할 예정이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크게 브렌트·포티스·오스버그·에코피스크 유전으로 나뉘며 현물 시장에서 독립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들이 모여서 브렌트유 기준가격이 형성된다. 포티스유는 그중 가장 저렴해 가격책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브렌트유 수입이 국제 브렌트유 가격을 올리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한다.
스위스의 한 원유컨설턴트는 "한국의 포티스 수입은 브렌트유 가격 하락을 충돌시키는 요인이다"며 "한국의 브렌트유 매입은 새로운 트렌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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