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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中 진출 활력 되찾아…내륙 공략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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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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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이수경 기자= 국내 은행들의 중국 시장 진출이 제2의 중흥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축됐던 중국 내 영업거점 신설이 다시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개 양상은 달라졌다. 2000년대 초반 중국 진출 초기에는 대부분의 점포가 동부 연안에 설립됐지만 최근에는 중서부 내륙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내륙 개발계획의 수혜를 입은 쓰촨성 청두, 후베이성 우한, 후난성 창사 등이 국내 은행들의 새로운 영업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 해외 진출 중심은 중국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은행들의 해외진출 의지는 눈에 띄게 약해졌다. 그러나 최근 은행권의 수익성 및 건전성이 개선되면서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가계대출 옥죄기 등 국내 금융시장 영업환경이 악화된 것도 은행들의 해외진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 은행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지역은 중국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시장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선진 금융시장으로 불렸던 미국과 유럽 등은 매력이 떨어졌다. 재정위기에 불황까지 겹치면서 현지 은행들도 문을 닫을 판에 국내 은행들이 진출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지 않은 탓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경제규모 및 금융서비스 수요 등에서 중국과 격차가 크다.

실제로 국내 은행들이 중국과 홍콩에서 운영 중인 점포는 지난해 말 현재 30개(현지법인·지점·사무소 포함) 수준이다.

이는 미국(15개)보다 2배 많은 수치다. 유럽에서 운영하고 있는 점포 수를 모두 합쳐도 20개에 불과하다.

국내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중국 현지법인이 없는 국민은행은 민병덕 행장까지 직접 나서 법인 설립을 독려하고 있다. 민 행장은 지난 7일 베이징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현지 금융당국 관계자들과 면담을 갖는 등 현장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 '자의반 타의반’ 내륙시장 공략 박차

국내 은행들의 중국 내 점포 설립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지만 경영전략은 다소 달라졌다. 과거 동부연안 지역을 공략하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중서부 내륙지역 진출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중국 현지 금융당국의 의지와 국내 은행들의 선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우선 동부지역에 추가로 점포를 개설하기가 어려워졌다. 외국계 은행 점포가 동부에 집중되면서 과당경쟁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내륙 개발 정책으로 중서부지역에 자금수요가 많아진 것도 현지 금융당국이 내륙 진출을 유도하는 이유 중 하나다.

중국 은행관리감독위원회(은감회)는 동부와 중서부 지역을 패키지로 묶어 점포 개설을 허용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중서부지역에 점포를 개설해야 동부지역 점포 개설 인가를 내주는 식이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는 균형발전을 위해 낙후된 지역 개발에 힘쓰고 있다"며 "특히 농촌지역 대출을 늘리는 등 금융부문 발전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타의로 내륙에 들어가게 된 국내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시장 여건이 좋은 지역을 고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쓰촨성 청두를 선택했으며, 신한은행은 후난성 창사에 자리를 잡았다. 기업은행은 국내 은행 최초로 후베이성 우한에 점포를 개설하게 됐다.

문제는 이들 지역의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창사에 점포를 개설한 신한은행 중국 현지법인의 성국제 법인장은 "한국 기업이 거의 없는 지역에서 중국 기업을 상대로 영업을 펼쳐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힘든 상황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보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업금융 중심의 영업관행에서 탈피해 농촌 소매금융 시장에 진출하는 등 중국 정부의 정책방향에 기민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윤병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실장은 "중국 정부가 농촌 등 지방 금융기관에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이들 지역에 진출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중국 정부의 금융정책 방향에 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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