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국내 상장사 가운데 지난 2000년 이후 연속 흑자를 낸 상장사 가운데 화학주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상장 전체를 대상으로 지난 2000년 이후 실적을 분석한 결과, 단 한번도 영업이익 적자를 내지 않은 상장사는 67개사로 집계됐다. 특히, 대부분이 내수주였으나 16.41%에 달하는 11개사가 화학 관련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금리인하 수혜주로 정유·화학을 꼽았으며 이는 유가와 화학제품 가격의 하방경직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어 건설, 기계, 철강, 비철금속 관련주까지 주목해 볼만하다고 설명했다.
종목별로 올해 1·4분기까지 화학주 11개사가 모두 흑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창석유의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미창석유는 올해 1분기 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 57억원보다 43.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과 순이익도 각각 18.96%, 25.72% 늘었다.
국도화학도 1분기 영업이익 11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3.93% 증가해 45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4.79%로 소폭 줄었으나 순이익 21.51%의 증가를 보였다.
황유식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8년 중국의 대출금리 인하 2~3개월 후 석유화학제품 수입량 증가 효과로 나타났기 때문에 최근 중국의 금리인하는 석유화학 산업의 변화를 예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2008년 이후 처음이자, 대규모 부양책이 없을 것이란 기존 전망을 감안하면 의외의 조치”라며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화학주는 전방산업 경기가 좋아지고 재고 조정이 마무리돼야 실제 본격적인 수요 증대가 예상된다”며 “다만 중국의 경기부양의지가 확인될 경우 하반기 화학산업에 대한 수요와 실적 전망이 회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화학주 외에도 제약주 8개사가 2000년 이후 꾸준히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 중이며 식료품, 금속·광물, 건설 관련주가 각각 6개사로 뒤를 이었다.
반면 최근 증시를 이끌어온 자동차주는 현대차 1개사이며 자동차 부품주와 전기전자(IT) 관련주는 각각 4개사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08년 4분기 93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제외됐다.
전문가들은 실적주와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안도랠리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고 조언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가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 반등할 수 있는가인데, 단기적으로 1800대 후반까지는 노려볼만하다”며 “코스피 1890~1900 포인트는 20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동시에 5월 하락폭의 약 50% 되돌림에 해단하는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실적주와 낙폭과대주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며 “실적주로는 실적 모멘텀을 보유한 IT와 자동차 업종에 대한 관심을 유지해야하며 낙폭과대주로는 단기 급락으로 가격 매력도가 높아진 화학ㆍ정유ㆍ기계 등의 업종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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