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2·4분기 어닝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전차(전기전자·자동차)군단’이 다시금 증권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분기 기업실적이 전·차를 제외하면 암울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들을 빼면 믿을 종목이 없다는 인식이 다시금 퍼져 ‘편식 투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1~3월까지 이어지던 전차 군단의 독주가 다시금 재현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특히 글로벌 악재가 약해진 틈을 타서 최근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자금도 다시금 이들을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점도 이러한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1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기관이 3곳 이상인 168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총 62개에 그쳤다. 이들은 대부분 IT와 자동차가 속한 경기소비재 업종에 편중돼 있다.
특히 1분기 5조85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던 삼성전자는 2분기에 6조769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심지어 5월 중순 이후 영업이익 전망치를 제시한 증권사 9곳 가운데 4곳이 모두 7조원을 넘길 것이라고 예상하는 등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어 현대차도 2조24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아차는 1조2591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얻을 것으로 보이며 전년 대비 각각 13.86%, 22.03%씩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세 종목을 제외할 경우 순이익 전망치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이 확대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기대감은 벌써 외국인들의 매수세로 연결되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지난 7일 1317억원 이상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지난 3거래일 동안 1700억원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지난 5월에만 하더라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7540억원 이상 팔아치운 것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지난 5월4일부터 지난 5일까지 2310억원 이상 현대차 주식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지난 3일만 하더라도 305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기아차도 최근 4일 연속 사들이며 총 324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증권전문가들은 당분간 ‘전차군단’으로의 쏠림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실적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순이익 비중은 29.4%로 이는 시총 비중이 역사적 고점이었던 2004년 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이익의 관점에서는 지금처럼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연중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전망치가 개선되고 있지만 이는 작년 4분기 실적부터 이어지고 있는 전차군단에 한정된 실적 차별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2분기 실적 상으로도 전차군단을 제외한 정유, 화학, 철강금속 등 중국 투자관련 업종에선 뚜렷한 이익 반등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일부에서는 실적 효과가 증시를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현재 경제지표 추이 등을 고려하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증시에서 실적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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