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감사의견 2번 거절에도 싱가포르만 보는 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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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2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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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성우 기자='낙지안동'이라는 말이 있다.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움직이지 않는다는 복지부동(伏地不動)을 변형시킨 말로, 최근 감찰이 심해지자 아예 땅바닥에 엎드리는 것으로도 모자라 낙지처럼 갯벌에 폭 파묻혀 눈알만 굴린다는 우스개 표현이다. 복지부동보다 한 단계 높은 수위인 셈이다.

지금 한국거래소의 모습이 그러하다. 중국고섬공고유한공사(이하 중국고섬)가 싱가포르에 있어 국내 외부 감사인으로부터도 ‘의견거절’을 통보받았음에도 싱가포르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소액주주 피해 규모가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중국고섬 사태에서 거래소의 태도가 복지부동을 넘어 낙지안동하고 있다.

거래소의 입장은 중국고섬의 원주가 상장된 싱가포르거래소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두 거래소 간의 상장폐지 규정이 다른 탓이다. 한국 시장에서는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 곧바로 상장폐지 절차를 밟지만 싱가포르 시장 규정은 그렇지 않아 형평성 논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손 놓고 기다린다는 인상을 지우기 쉽지 않다. 국내의 소액주주들이 소송에 나설 만큼 큰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특단의 조치를 내리기보다는 싱가포르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조치다. 특히 싱가포르거래소가 거래 재개 안을 인정해 상장을 유지한다면 거래소도 감사의견 거절을 두 번이나 받은 중국고섬을 상장 유지시키겠다는 의도인지부터 의심스럽다.

거래소는 조금 더 강력한 조치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 원주와 2차 상장된 주식의 상황이라는 점은 이해할 수 있지만, 무려 1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신뢰문제이기 때문이다. 여러 상황이 있지만, 그래도 국내 투자자들을 위해서 거래소가 확실하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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