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 소장(사장)은 20일 수요 사장단회의에서 ‘최근 해외 경제 현안’이라는 주제로 가진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정 소장은 특히 “최근의 경제리스크는 일시적이거나 국지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거시적 관점의 근본적 대응책을 주문했다.
이 같은 조언은 최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유럽 출장에서 돌아 온 뒤 최지성 부회장을 그룹 전체의 컨트롤타워 수장인 미래전략실장에 임명하며 강도 높은 혁신을 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결국 혁신과 개혁을 추구하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조직의 기강이 흔들릴 수 있는 점을 경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소장은 “내부적으로 준법경영을 강화하고 기술유출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전열도 가다듬어야 한다”며 “임직원간의 소통을 강화하고, 기업이 갖는 핵심가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로존 위기와 관련해 “전체가 마이너스 성장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전년 동기대비 성장율은 0.3%”라며 “스페인은 뱅크런 증가에 따른 은행부실 우려로 불안이 커지는 상황이며 이탈리아는 국가 채무 과다”라고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이어 “세계 경제의 버팀목이던 신흥국 대표인 인도, 브라질도 경제성장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는 신흥국 경제 전체의 부진을 의미하며 인도, 브라질의 경우 장기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수단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중국에 대해서는 “유로존 불안으로 수출이 하락, 금융긴축에 따른 내수 둔화로 1분기 성장율은 작년보다는 낮은 8.1%이나,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으로 비교적 연착륙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대적으로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평소 ‘일 중독자’라 불릴만큼 모든 일에 철두철미하지만 이를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고 조용히 업무를 처리하는 최 부회장의 스타일 만큼 향후 삼성의 변화도 강도높게 진행하되, 드러나는 행보는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정 소장이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조직의 결속을 강조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의 고위 관계자는 이날 강연의 내용과 관련, “경제연구소장의 제언이 있었으니, 각사별로 대응안을 고민할 것”이라며 “(최 부회장의 미래전략실장 임명에 따른)미래전략실 조직개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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