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은 20일 ‘신용카드와 소비자보호’ 정책토론 세미나를 개최, 소비자입장에서 본 신용카드의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황진자 한국소비자원 약관광고팀장은 “카드명세서에 할부개월수에 따른 할부이자율이 표시되지 않고 있으며, 카드대금청구서에는 할부금 총액이 표기돼 있지 않다”며 “소비자들이 주요 정보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8조 거래조건의 주지의무에 ‘할부구입 가격’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신용카드 소비자피해구제 사례(550건)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2009~2011) 소비자들은 신용카드와 관련해 ‘연회비, 포인트 적립, 부가할인서비스 등 주요정보 고지와 관련된 피해’(31.6%)를 가장 많이 입었으며, 다음은 ‘철회항변’(21.8%), ‘분실·도난 관련 피해’(16.4%), ‘대금청구 관련 피해’(12.2%), ‘카드정보 유출 피해’(2.9%) 순으로 나타났다.
황 팀장은 또 “카드 리볼빙서비스의 경우에도 리볼빙결제에 따른 수수료율이나 총 추가비용에 대한 예시가 소비자들에게 정확히 고지되지 않고 있다”며 “특히 ‘리볼빙 결제시 높은 수수료로 인해 더 많은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는 사실’을 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카드사와 가맹점이 부가서비스 축소에 따른 영업이익을 가맹점이 제공하는 상품 및 용역의 가격에 반영해 소비자가격을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창옥 한국소비자원 연구위원은 “최근 카드사업자들이 부가서비스 제공을 줄이고 있는 추세지만 급격히 줄일 경우 소비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면서도 “신용카드 부가서비스 축소가 불가피하다면 부가서비스 축소에 상응하는 상품 가격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원이 1000명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부가서비스 축소 및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관련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서비스 축소 및 가맹점수수료 인하가 소비자가격 인하로 이어져 물가부담을 덜 받고 싶다’는 의견이 79.0%로 나타났으며 ‘카드이용에 따른 부가서비스 혜택을 더 받고 싶다’는 의견은 21.0%에 그쳤다.
또한 소비자들은 고비용 구조의 신용카드 외에 다른 지급결제수단(현금, 체크카드, 직불카드)을 사용하는 경우, 가격할인을 제도적으로 허용한다면 ‘신용카드 보다 현금, 체크카드, 직불카드를 더 많이 사용할 의향이 있으며’(91.3%), 이와 같이 결제 수단에 따른 가격할인으로 가맹점이 판매하는 상품의 전반적인 ‘가격인하 효과가 있을 것’(68.0%)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지급결제수단에 따른 가격차별을 허용할 경우 신용카드 이외의 지급결제 수단의 사용이 절대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다만 가격차별 허용방식은 현금, 직불카드 이용시 가격할인이 되는 방식이 소비자에게 수용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밝혔다.
토론에 참석한 김정주 금융위원회 중소서민금융과 사무관은 이에 대해 “부가서비스 축소가 소비자 가격 인하에 반영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소비자 가격에 대한 정부 개입은 한계가 있다”며 “굳어져 있는 관행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필요성을 인식하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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