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지난 5·10 대책에서 정부가 1대 1 재건축의 면적을 축소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가격은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강남 재건축의 상징과도 같은 은마아파트 가격 하락은 주택시장의 침체 수준을 말해준다. 이 아파트가 8억원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1월 7억5000만원까지 내려간 후 3년 만으로, 부동산시장 투자수요가 얼마나 꺾였는지를 보여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부동산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과 시장에서는 하반기에도 거래시장은 관망 속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외 경제상황이 불안한 가운데 위축된 매수심리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상반기 수도권 주택경기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유럽발 재정위기 악화와 국내 가계부채 부담 증가로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있어서다.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 취득세 감면조치 등이 누락되면서 대책 자체에 대한 실망감도 나타났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상반기(6월 10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가격은 0.87% 하락했다. 서울·수도권 가격 하락세가 지속됐고, 지난해 강세를 보였던 부산, 대전 등 지방 도시들도 2분기 들어 급등했던 가격이 조정되기 시작했다.
그나마 울산, 대구 등 일부 광역도시들이 중소형 주택 중심으로 약진하면서 수도권에 비해 지방은 강세가 이어졌다. 1월부터 6월 초까지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울산으로 1.59% 상승했고, 광역시는 0.04%, 기타 지방도시는 평균 0.66% 올랐다. 반면 서울은 -1.79%, 신도시 -1.74%, 수도권 -0.82%로 작년 하반기보다 낙폭이 컸다.
전세시장은 예년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전국적으로 0.37% 올랐지만 서울(-0.47%), 신도시(-0.22%)는 전셋값이 떨어졌다. 수도권(0.29%), 지방(1.66%), 광역시(0.90%) 전셋값도 상승폭이 줄며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주택 가격대도 낮아졌다. 3.3㎡당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1733만원으로 줄었고, 전국 평균도 917만원대에 안착했다. 하지만 신규분양이 늘면서 미분양 주택 수는 다시 증가했다. 5월 미분양 가구는 6만2325호로 전월 대비 940호 늘었다.
◆하반기 양극화 심화…소형·지방 주목
하반기에도 수도권 부동산시장 침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고 주택시장은 DTI 규제가 여전하고, 취득세 감면조치 등이 단행되지 않으면서 집값 하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가장 불안한 곳은 입주가 많은 서부권 신도시, 택지지구 등이다. 입주 지연과 가격조정 현상이 나타나면서 수도권의 전체적인 집값 하락세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반면 분양시장은 가격 하락 분위기 속에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 시장의 경우 단기간 공급이 증가하고 가격이 크게 오른 지역은 조정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에서야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는 울산, 대구 등 광역도시들은 약진이 예상된다.
소형아파트과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의 선호도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인 가구와 임차 수요가 늘고 은퇴세대의 투자 관심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속형 소비자와 실수요자가 늘면서 디자인 경쟁, 가격할인 경쟁도 심화될 수 있다.
전세시장은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 아파트 대체상품이 넘쳐나면서 전반적인 상승세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강남권 재건축 이주지역 등에서 국지적 전세불안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변수도 적지 않다. 글로벌 경기, 12월 대선 향배, 국토부와 서울시의 주택정책 공조 움직임에 따라 시장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거시경제 환경뿐 아니라 12월에 치러질 대선 효과, 서울시의 뉴타운·재건축 정비사업 관련 규제 변화에 따라 시장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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