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보다 더는 안되겠다 싶어 분양가보다 싸게 내놨지만 다들 현 상황을 아니까 사려는 사람이 없어요. 영종도나 인천 서구에 새로 개발한 지역은 지금 대부분 이런 식이에요" (인천 영종하늘도시 주민 K모씨)
최근 기자가 방문한 인천 청라지구 및 영종도 일대는 한산하기만 했다. 거리는 너무나 조용했고, 저녁시각인 데도 입주한 아파트 단지에는 불켜진 가구가 많지 않았다.
지난 2009년 청약 당시 '로또 단지'로 인기를 끌었던 인천 청라지구와 영종 하늘도시 내 아파트. 하지만 이들 지역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은 요즘 청약 당시 자신의 판단력을 자책하는 모습이다.
물론 이러한 현 상황이 개인 잘못으로 발생한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청라지구의 경우 청라 시티타워와 서울 지하철 7호선을 비롯한 분양 당시에 언급된 핵심 시설이 들어오지 않은 것은 물론 당초 언급됐던 '국제금융도시' 컨셉트의 실현도 난망하다.
영종 하늘도시 또한 영종브로드웨이와 밀리노디자인시티 등의 대형 사업이 무산된 상태다. 수많은 사업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천시와 정부는 물론 개발 주체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도 "우리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분양 당시 안내된 기반시설이 줄줄이 취소되는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 세계에 내세울만한 경제자유구역을 만들겠다고 밝히고 구체적인 청사진까지 내놨지만 이제는 '베드타운'의 우려가 횡횡한다.
부동산시장을 억지로라도 부양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적어도 분양 당시 약속은 지켜졌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결과를 바란 것은 모두 같지만 실제 고통은 주민들만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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